이전에 쓴 동지 세수설의 문제점에 대해 먼저 읽어보기 바란다.
북반구와 남반구는 계절이 반대다. 조후론은 북반구 기준의 설이다. 그런데 사주는 북반구 남반구를 구분하지 않는다. 지구 어느 지역에서든 하나의 기준으로 사주를 세우고 해석한다. 바로 여기서 모순이 나온다.
조후론에서는 북반구 남반구에 대한 구분이 없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조후론은 옛날 가설이고 지구가 둥글고 북반구와 남반구가 있다는 것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반구에서는 한 여름이 남반구에서는 한 겨울이다. 하지만 사주는 동일하다. 남반구에서 태어난 사람의 사주를 볼 때 오화(午火)를 오수(午水)로 볼 것인가? 자수(子水)를 자화(子火)로 볼 것인가?
만약 북반구에서 태어난 사람이 남반구로 가서 살게 되면 사주의 오행이 바뀌게 되는 것인가?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계절 변화가 거의 없는 항상 여름인 적도 부근에서 사는 사람들은 사주가 틀리는가? 만약 지축이 바로 서서 계절 변화가 거의 없게 되면 사주는 무용지물이 되는가?
이러한 모순을 조후론에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사주를 계절에 비유해서 보는 것은 굉장히 초창기 원시적인 방식이다. 한계와 모순이 뚜렷한 조후론은 사주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방식이 아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궁통보감 난간망 조화원약 같은 조후론에 집착하는 이들이 너무도 많다. 사주를 사물에 비유해서 이해하려는 시도는 가장 근시안적인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