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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풀이는 이현령비현령인가?
글쓴이 : 芝枰 날짜 : 2015-09-06 (일) 15:55 조회 : 2668
사주풀이의 예측은 반증 가능한가?

당연히 반증 가능하다. 어떤 명리학자가 어떤 손님에게 당신은 30세에 결혼할 것이오 라고 예단을 했다 하자. 그가 30세가 됐는데도 결혼을 못하고 31세가 되었다면 그 명리학자의 말은 틀린 것이다. 하지만 착각 하지는 말자. 해석을 잘못한 것이 곧 사주학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물리학자가 빛의 속도를 잘못 측정했다고 물리학이 엉터리가 되는가. 수학자가 수학증명을 잘못했다고 수학 자체가 부정되는가. 사주나 역학(易學)에 대해 무지하면서 편견을 가지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 부분에 대해 상당히 혼동하고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안타깝다.

사주나 역학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방법론적인 면에서는 과학적인 방법을 통한다. 현상을 분석하고 가설을 세우고 미래를 예측을 한다. 하지만 사주나 역(易)을 정량적으로 계량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사람마다 해석의 차이가 큰 것이다.

역(易: 사주 포함)은 수학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어떤 패턴(pattern)이다. 하지만 그것은 현실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수학처럼 완전히 관념적인 것도 아니다. 역에도 수(數)가 있지만 수학에서 말하는 수(數)와는 다르다. 역에도 물성(物性)이 있지만 물리학에서 말하는 물성(物性)이 아니다. 나는 오히려 수학자나 물리학자들에게 역(易)을 공부 좀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조금만 공부를 좀 제대로 해보면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을 알텐데 왜 책도 한권 안들여다 보고 이상한 말들을 하는지 모르겠다. 질문 자체가 틀린 것이 너무 많다. 희한한 것은 과학을 훈련받은 사람들이 이런 얘기만 나오면 비이성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무지는 아랑곳하지 않은 체 말이다.

음양오행은 자연관찰을 통해 만들어진 개념이다. 음양은 어둡고 밝은 것을 의미한다. 이 얼마나 단순한 통찰인가. 어느 곳에나 음양은 있지 않은가. 오행은 가위바위보의 확장 개념으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이 얼마나 규칙성이 있는가. 음양오행의 개념을 가진 천간과 지지.

이것은 하나의 언어이다. 또한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창문이다. 이런 언어로 사람의 삶을 서술하고, 이러한 창문으로 세상을 사람의 인생을 바라보겠다는데 그것 자체가 부정되어야 할 이유가 있는가? 학문의 진정성은 자유에 있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편견으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세상 싫으면 안보면 그만이다. 억지로 부정할 이유가 없다. 자신이 이해 못하는 세상이 있다고 억지로 그것을 부정하고 공격할 필요는 전혀 없다. 그냥 무관심하면 된다.

물리학자들이 이 우주를 설명할 수 있는 궁극적인 이론을 탐구하듯, 역학자(易學者)들도 인생을 설명할 수 있는 법(法)을 알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탐구한다는 것만 알아뒀으면 한다.

음양오행은 천체연구를 위한 도구가 아니다. 물리연구를 위한 도구도 아니다. 수학연구를 위한 도구도 아니다. 음양오행은 인생(人生)의 궁극적 패턴에 대한 연구이다.

믿음을 억지로 누가 강요하지도 않지만, 믿지 않는자들에게 오히려 제안을 하나 해주고 싶다. 사주가 정말 엉터리인지 아닌지 실험을 해보자. 실험 참가자가 만약 남자고 사주라면 절대로 믿지 않는 괘씸한(?) 자라면, 남편복과 자식복이 없는 여자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아 훌륭하게 키워 행복하게 살아보라 라고 제안해주고 싶다. 이 얼마나 단순한 제안인가. 사주고 뭐고 자시고 간에 그냥 잘 살아보라는데. 그런 흉한 궁합은 사주학적으로 정해줄 것이다. 참가자들의 얼굴 안보고 배경이 어떤지 안보고 오직 생년월일시 만으로 말이다.

자신의 인생을 투자해서 실험에 참가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만일 사주학적으로 정말 흉한 인연인데 절대로 행복하게 살 수가 없는데 그 예상을 다 깨고 행복하게 잘 산다면 사주학은 비판받아도 쌀 것이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최소한 수십쌍의 참가자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사주학파가 이기더라도 결과는 참으로 씁쓸할 것이다. 수십쌍의 참가자들의 인생이 불쌍하게 되니까 말이다. 어차피 그 사람들 팔자라면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만.

혹자는 그럴 것이다. 기왕이면 부자되는 궁합으로 실험하는 것이 어떠냐고. 사주를 믿지도 않고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는 사람들한테 그런 아량(?)을 베풀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흉(凶)은 빠르고 임팩트가 크지만, 길(吉)은 더디게 실현된다는 이유도 있다. 확실하게 실험하려면 흉(凶)을 기준으로 실험하는 것이 낫다.

정말 이런 실험 해보고 싶다. 대략 30년간의 관찰 기간을 두고 말이다. 사주학 트루먼쇼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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