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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꿈] 통곡하는 꿈
글쓴이 : 芝枰 날짜 : 2020-11-13 (금) 02:22 조회 : 118
이틀(11일, 12일) 연속 꿈에서 통곡을 했다. 첫날은 시신을 보고 통곡을 했다. 두째날은 통곡한 기억만 있다.

이것이 부고가 될 줄은 몰랐다. 막내놈이 이국 만 리에서 세상을 떠났다. 제일 어린 놈이 제일 먼저 세상을 떴다. 그래도 그놈은 크게 한번 성공하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다 갔다. 평탄하지 않은 인생이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다 갔다.

티격태격 많이도 싸웠지만 눈물이 흐르는 건 어쩔 수 없다. 눈물이 흐르는데 현실로 느껴지지 않는다.

내 꿈 속에 한번 나타나길 바란다. 가더라도 인사는 하고 가야지..

ㅎㅈ 아..


芝枰 2020-11-14 (토) 04:44
장례가 다 끝났다.
그나마 인류가 이루어 놓은 기술 덕분에 가는 모습 지켜볼 수 있었다.
영화 속의 한 장면을 지켜보는 느낌이었다.

눈에선 눈물이 흐르지만
실감이 나지 않는다.

관속에 누워 있는 모습이 평화롭다.
흔들어 깨우면 깨어날 거 같은데..

우린 모두 언젠간 떠난다.
단지 시간차가 있을 뿐이다.
영겁의 시간에 비추어 보면 그 시간차도 단지 찰라일 뿐..

그래도..
한창 인생을 더 살아야 할 놈이 뭐가 급해서 먼저 간 건지..

살아생전 누군가와 헤어지면
그래도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다.

하지만 죽음으로 이별하면
같은 우주 안에 있다는 것으로 위안받을 수 있을까..

영원한 죽음은 없다.
단지 새로운 모습으로 변할 뿐..

나도 언젠간 가겠지만
그 전에..꿈에 한 번 찾아오길 바란다..
이젠 만날 수 있는 방법이 그것 밖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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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쓰 2020-11-15 (일) 21:02
ㅠㅠ

맘이 아프네요. ㅠㅠ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ㅠㅠ

샵님. 힘내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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芝枰 2020-11-15 (일) 22:59
사망원인은 스트레스로 인한 심장마비라고 한다.
올초(2020)부터 명치에 심한 통증을 느꼈단다.
지난 11월 8일에도 그랬고
위장 문제인 줄 알았다고 한다.

둘째 동생놈도 작년(2019)에 심장마비로 갈 뻔 했다.
그놈도 병원에 안 가려고 하는 걸 딸애가 겨우 설득해서 갔다.
결국 혈관 스텐스 하고 지금은 좀 나아졌다.
그런데도 그놈은 담배를 끊지 않는다.
막내 녀석은 담배를 끊었다.
그런 녀석이 지 형한테 담배 끊으라고 조언까지 했다.
지 자신은 잘 챙기지도 않은 놈이.
둘째가 막내한테 너도 위험할 수 있으니 병원 가보라고 했는데
돈 들게 뭐 하러 가냐고 형이 먹는 약 이름이나 알려달라고 했단다.
내가 알았더라면 귀따갑게 잔소리 했을텐데..

둘째와 막내 녀석은 마치 친구처럼 지냈다.
싸우기도 했지만 그래도 얼마 못 가 또 어울려 다녔다.
막역한 사이였다.

막내 녀석은 29년 전에 사고로 죽다 살았다.
그때 병수발을 둘째가 다 했다.
지난 목요일 막내 녀석이 쓰러졌다는 전화를 받고 둘째가 달려갔다.
인공호흡도 하고 심장마사지도 하고 온갖 것을 했지만 일어나지 않았다.
그 녀석이 쓰러진 뒤 4시간이나 지나서야 연락이 왔던 것이다.
둘째가 미친 듯이 오열했다고 한다.

막내가 국민학생 때
오토바이가 그 녀석 발등을 밟고 가서
발등의 살이 한 숟가락 파인적이 있었다고 한다.
딱정이가 다 져가는데도 말을 하지 않았단다.
그때도 아파서 많이 울었을텐데..

삼세번이라는 말이 있잖은가.
왜 한 번의 살 기회를 더 주지 않는 건가??

이제야 가족들 사주를 보니
그 녀석이 그렇게 떠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보인다.
내년에 내가 형제운이 안 좋아서 둘째한테는 조심하라 얘기를 했었는데..
이렇게 흉한 일이 마치 잡아 당기듯 올 줄은 몰랐다.
미리 알았더라면 막을 수 있었을까?

마치 기정사실인양 통곡하는 꿈을 두 번이나 꿨다.
그런데도 나는 그걸 현몽으로 해석하지 않았다.
설령 해석했다 한들..
무슨 수가 있었을까..

막내 녀석은
어려서부터 이쁘장하게 생겨서 동네 사람들이 기집애인줄 알았다.
커서도 인물이 괜찮은 놈이었다.
결혼 후 아이도 낳고 살도 많이 찌고
젊은 시절 그런 모습은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본 바탕이 있어서 밉상은 아니다.

입맛은 초딩 입맛이었고
회는 무슨 맛인지 모른다며 잘 먹지도 못 한다.
작은 벌레도 무서워 하던 놈이 모험심은 또 유별나다.
한 가지 일에 빠지면 식음을 전폐하고 몰입하는 스타일이었다.
하나가 안 된다고 좌절하지 않는 성격이었다.
도전하고 또 도전하던 녀석이었다.
자신의 능력 밖의 일도 해내던 녀석이었다.

전기를 남길 정도로 큰 일을 한 녀석은 아니지만
세상 살다 간 족적이나마 작게 남긴다.

생각날 때마다
뭔가를 남길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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芝枰 2020-11-15 (일) 23:03
사후의 생이 있다고 믿는 것은 어리석은 일인가?
그런 증거는 아직까지 없다.
아니 인간이 발견하지 못 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생이 전생에 대한 사후의 생인지
완전히 새로운 생인지
증명할 수 있나?
없다.

우리가 사후의 생에 대한 어떤 믿음을 갖든
그것은 모두 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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芝枰 2020-11-18 (수) 01:26
막내동생이 떠난 것도 슬프지만
무엇보다 막내 생각 날 때마다 눈물 흘리시는 어머니를 보니 가슴이 찢어진다.
아버지가 누구보다 막내를 많이 아끼셨는데
어머니가 너무 슬퍼하시니 차마 눈물을 흘리지 못 하고 애써 참으신다.

그래도 그놈 덕에 부모님이 멀리 여행까지 하셨었다.
하지만 이기적으로 살다간 녀석이다.
다음 생에 반드시 못다한 효도 해라.

어머니께
이런 말씀을 드렸다.
내가 죽을 때는 코미디언처럼 즐겁게 죽고 싶다고..
떠나는 사람 즐겁게 가고
남아 있는 사람도 즐겁게 보내줄 수 있고
그러면 덜 슬프지 않을까.

어머니께서
동네 지인 얘기를 해주신다.
지인의 시누이가 있었는데 이북 출신이라 억척스러웠단다.
그에겐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7년간 사귄 여자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모친이 갑자기 중풍을 맞아 쓰러졌다.
그뒤로 그 아들의 여친이 아들을 떠났다고 한다.
참 매정한 여자다.
그 모친이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아들한테 짐이 되고 싶지 않다면서
곡기를 끊었다고 한다.
몸이 뚱뚱해서 그런지 열흘 뒤에나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때 임종을 지켜보던 지인들은 우리도 만약 병에 걸리면 저렇게 하자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뒤로 아들은 다른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였다 한다.
결국 누군가 아끼는 사람이 세상을 떠난다 해도
세상은 제 갈 길 가면서 돌아간다는 것이다.

마지막 부분 말씀하실 때 또 눈물을 왈칵 쏟으시는데
차마 따라 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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芝枰 2020-11-18 (수) 02:02
우리 집안에 돌아가셨다가 깨어나신 분이 계시다.
할머니의 어머니에 관한 얘기다.

하루는 감나무 아래서 낮잠을 주무셨는데
저녁이 되도록 일어나지를 않으셨단다.
아무리 깨워도 안 일어나시길래 무당을 불렀더니
주당(귀신)들렸다며 복숭아 나무로 몸을 마구 때렸다 한다.
저녁부터 자정이 넘도록 대여섯시간을 때렸는데도
일어나지 않으시길래 무당도 포기했고
결국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관에 시신을 넣고 병풍 뒤에 놓았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관에서 일어나시면서 내 닭 어디갔냐며 찾으시더랜다.

할머니의 어머님 말씀은 이러했다.
저승에서 염라대왕을 만났는데 아직 올 때가 아닌데 왜 왔냐는 것이다.
저기 곳간이 다 차면 오라고 했단다.
그때가 언제냐고 물으니 76세라고 한다.
그러면서 흰닭을 하나 주며 돌아가보라고 했단다.
그 닭을 품고 오는데 강이 있었고 다리가 있길래 그 다리를 건너오는데
갑자기 닭이 품안을 벗어나길래 깜짝 놀라서 깨셨던 것이다.

그 뒤로 할머니의 어머니는 아무리 몸이 아프셔도 약을 드시지 않았다고 한다.
당신의 명은 이미 정해져 있으니 그때까지는 죽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실제 그 연세가 되시는 해에 돌아가셨다 한다.

이 얘기는 내가 어렸을 때 할머니로부터 직접 들은 얘기다.
며느리인 나의 어머니도 들으신 얘기다.

정해진 수명을
명쾌하게 알고 있다면
아마도 슬픔은 덜 할 것이다.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니 말이다.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생각 때문에
혹시나 막내가 깨어나 무덤안에서 쿵쿵 거리는 건 아닌가.
왜 자꾸 그런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다.

지금이라도 무덤을 파보고 싶다.
둘째한테 무덤에 가서 귀를 한번 대보라고 했더니
자기도 힘들다고 그만 하라고 한다.

손가락 발가락 다 따보라고 할 걸
왜 그때 그 생각을 미처 못 했을까 하는 자책감도 밀려온다.

왜 그놈의 나라는 삼일장도 안 하고
하루만에 장례를 치르는건가..

막내녀석이 그렇게 된 걸
충분히 미리 알 수 있었는데
내가 너무 무심했다.
미안하다..너무 미안하다..
다음 생이 있다면 또 만나서 좀 더 즐겁게 지내보자.
그때 또 헤어지면 또 슬프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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芝枰 2020-11-18 (수) 02:04
티격태격 하면서 안 보는 것과
세상을 떠나 못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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芝枰 2020-11-30 (월) 14:06
막내가 살아 돌아온 꿈을 꿨다. 옛날 3층 집이었다. 지금은 동네가 재개발 되어 완전히 사라진 곳이다. 건물 뒷쪽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 구조였다. 거길 올라가는데 바로 앞에서 막내가 올라가고 있는 거였다. 얼굴은 무표정했고 젊었을 때 모습이고 평소 입던 하얀색 긴팔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내가 막내 오른팔을 잡으며 너 어떻게 살아 돌아온거냐고 말했다. 오른쪽으로 나를 뒤돌아보았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 계단 쪽에 쪽문이 하나 있었고 그 안에서 모친이 일 하고 있었는데 내가 막내가 살아 돌아왔다고 하니 이미 알고 있으셨다는 듯 고개만 끄덕이셨다. 그렇게 막내 팔을 잡고 3층으로 올라갔다. 부친은 안방에서 뭔가를 하고 계셨고, 둘째가 부엌에서 후라이팬에 뭔가 요리를 하고 있었다. 내가 부엌으로 들어가니 막내가 그 안에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며 밖으로 나왔는데 내가 부엌 안에서 걔 뒷모습을 보니 앉은뱅이가 되어 부엌 바깥으로 나갔다. 그러더니 다시 키가 원래로 돌아왔다. 둘째한테 얘가 어떻게 살아 돌아온 거냐고 물었더니 둘째도 살아 돌아 왔다는 식으로만 얼버무리고 구체적인 말은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거봐라 가서 무덤 좀 파보라고 하지 않았냐고 했다.

요즘 꿈을 꿔도 깨면 자꾸 까먹었는데 오늘 꾼 꿈은 굉장히 생생하다. 꿈에서 조차 죽은 동생이 살아 돌아와서 굉장히 신기해했다. 막내 녀석이 떠난지 18일째다. 꿈에 한 번 나타나라고 했더니 정말 나타났다. 저 꿈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젊었을 때 모습을 꿈에서라도 보고 또 살아 돌아왔다는 생각을 하니 꿈에서도 안도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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