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게시물 6,230건, 최근 0 건
   
구 채윤님 보셔요.(소령 글월 올림)
날짜 : 2003-02-23 (일) 19:11 조회 : 2630

양 력: 1972년 1월 1일 12:00 소령
음/평: 1971년 11월 15일 12:00 여자

시 일 월 년

甲 辛 庚 辛
午 卯 子 亥

丁 己 辛 癸 乙 丁 己 辛 癸 소운: 역행
丑 卯 巳 未 酉 亥 丑 卯 巳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壬 辛 대운: 순행
酉 申 未 午 巳 辰 卯 寅 丑
81 71 61 51 41 31 21 11 1.10

丙 戊 庚 壬 甲 丙 戊 庚 壬 소운: 역행
子 寅 辰 午 申 戌 子 寅 辰

대운 시작: 1세 10월 19일
현재 나이: 33 세
현재 대운: 甲
현재 소운: 丁亥


안녕하셨는지요?
1월달에 인사드리고 다시 이렇게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CNN 뉴스를 통해서 보니 참혹한 참사가 있었더군요.
그 분들께 삼가 명복을 빕니다. 금요일날 프리젠테이션 시험을 마치고 온 저는
힘들고 지친 몸을 뒤로 하고 인터넷을 통해 여러 기사들을 접하면서 눈물을 흘
렸습니다. 여기 미국에서도 얼마 전에 나이트 클럽에서 불이 나서 많은 인명피
해를 보았습니다. 어느 미국인 선생님께서 저에게 뉴스에 관해서 물어 보시더군
요.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안전 시설 대책이 미비한 현재의 상황과 책임자와
안전시설을 담당해야 할 기관에서는 말로만 시인하고 진정한 가슴으로의 통회
는 느낄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국민들의 안정 불감증만 운운하며 책임을 전가
하는 상급기관 사람들이 싫었고 창피하였습니다.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
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하루하루 시험과 숙제에 매달려 살면서 요즘엔 저는 부모님을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을 고생시켜 드리며 계속 공부를 해야하나 하는 생각을 참으
로 많이 하였습니다. 미국의 대통령 부시는 이라크전을 하려 혈안이 되어 있고
벌써 어느 지역엔가 미사일을 날렸다고 하더군요. 미국은 말로는 평화를 외치
고 있고 언제나 테러에 대비한 태세란 것이라 말하지만 진짜 속셈은 무기를 팔
아서 그들의 경제상황에 활력을 주기 위한 것이죠. 저는 이웃에 사는 미국인 친
구와도 이와 같은 대화 나누며 경제와 안보에 대해서 고민할 시간을 가졌었습니
다.
솔직히 미국에서도 미국이 싫어서 캐나다로 떠나는 많은 미국인들이 있습니다.
미국은 현재 경제 사정이 참으로 많이 악화되어 있고 예산도 줄고 고용도 늘
이지 않고 있습니다. 월급인상도 없고 고용자 중에고 해고가 늘고 있는 실정입
니다.
유학생들도 덩달아 불안해 합니다. 왜냐하면 그 만큼 장학금의 혜택도 줄기 때
문이죠. 저 역시 장학금을 애타게 기다리는 입장에서 답답하고 애가 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나라를 떠나 올 때는 제 인생의 목적과 미래의 꿈 하나를 믿
고 왔었습니다. 부모님의 반대도 무릅쓰고 시집도 안 간채 불효를 저지르며 이
렇게 어렵게 유학을 결심하며 왔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유학생활이 화려해 보일
지 모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모두들 넉넉한 부자라서 유학 온 것만은
아니거든요.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일부 부유층의
유학생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낯선 땅에서의 적응과 시험, 스트레스, 건강악화,
재정상태(생활고)를 걱정하며 견디어 내고 있거든요. 아르바이트에 파김치 된
친구들도 많고 일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며 힘겹게 버티어 내는 친구들도 많
이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 오기 전 제가 일한 방송작품을 가지고 장학금만을 생
각하며 유학왔습니다. 그러나 걱정입니다. 장학금의 기회가 줄어서 말입니다.
미국의 경제가 좋았을 때는 장학금 혜택의 기회도 많았고 저와 같이 현장 경험
이 있는 사람들과 작품이 있으면 많은 장학금의 혜택을 받았거든요. 이번 가을
학기 전에 교수와의 인터뷰와 장학금 심사에 기도를 할 뿐입니다. 포기는 하지
않을 겁니다. 최선을 다해야죠. 지켜봐 주시고 기도해 주시겠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여기 미국에 와서 힘겨워 했던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
였습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 작은 일 하나에도 소문을 내고 말도 안되는 말
을 만들어 내고 서로의 마음에 흠집을 내는 것들이 싫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잘 해 주고도 욕먹는 일까지 생기니 기가막히더군요.
가끔 절친한 고교 동창생과 대학교 동창생들과 통화하며 마음을 달래고 있지만
몸고생 보다 마음고생이 더 심해서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저만 잘했다고도
할 수는 없지만 조용히 살고 싶어요.
너무 많이 시달리고 힘들 때는 삼재까지 떠올리게 되더라구요.사람에 대한 집착
을 버려야 한다지만 사람을 원래 그리워 하는 저에게 너무 쉽지 않은 일이더라
구요. 좀 더 독하고 강한 마음으로 저 자신을 보이지 않으면서 살아가는 것이
저를 지킬 수 있는 대책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그래서 저 번에 여쭈어 본 거였어요. 언제 인연을 만나는 지, 공부는 무사히
마치고 갈 지에 대해서요. 좋은 인연 만나서 친구처럼, 정말 인생의 동반자처
럼 잘 살고 싶거든요. 무엇보다 서로의 발전과 성공을 끌어주면서요.가정 꾸리
고 예쁜 자식 키우면서 부모님을 안심시켜 드리고 싶었어요. 부모님의 건강이
너무 걱정되고 사업실패로 힘들어 하시는 늙으신 아버지, 어머니를 생각하며 울
고 또 울고 있습니다. 한동안은 너무 마음이 힘들어서 수업듣기가 힘들었습니
다. 자꾸만 눈물이 났었거든요. 그래도 굳세게 마음 다부지게 잡으려 애쓰고 있
습니다.
요즘엔 기도와 명상으로 마음을 달래면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1월달에 제 글에 대한 정성어린 답장을 해주셔셔 얼마나 힘이 되었는지 모릅
니다. 그 좋은 말씀들 가슴에 담아 두면서 다시 힘을 내어 볼까 합니다.
두서없는 글을 이렇게 남기게 되어 송구스럽군요.

구 채윤님께 글을 쓰고 싶어서 이렇게 쓰게 되었습니다.
제 글을 잘 읽고 이해해 주시리라 믿기에 글월 드리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건강하시고 추운 날씨 감기 조심하십시오.
미국은 현재 목감기가 유행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미국에서 글월 올림.
새벽 4시~~~.

추 신 : 대구지하철 참사로 돌아가신 분들께 머리숙여 삼가 명복을 빕니다.
현재 고통 당하고 계시는 부상자들과 가족분들께서 하루 빨리 심신의
안정과 건강을 회복하시길 두 손 모아 기도드리겠습니다.


   

 


 

Copyright ⓒ www.lifesci.net.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