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를 반대하는 자들은 사형을 시킨다고 살인자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편다. 그 주장이 맞다면 형법 자체를 없애야 한다. 형벌을 준다고 사람들이 저지르는 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더 넓게는 법 자체를 아예 없애야 한다. 법이 있다고 불법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형제가 필요한 것은 살인이라는 범죄를 줄이기 위함이 아니다. 사형제를 실행한다고 살인이라는 범죄가 줄어들지는 않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형제가 필요한 이유는 공식적인 복수이기 때문이다. 살인을 당한 피해자의 유족들이 개인적인 복수를 한다면 또 다른 범죄를 낳는 것이다. 그 때문에 법의 이름으로 피해자와 그 유족들의 한을 풀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노르웨이에서 일어난 집단 살인 사건을 보자. 노르웨이는 사형제 폐지국가다. 범죄자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잔악하기 그지없는 살인을 저지르고도 여유만만하고 뻔뻔하다. 피해자 유족들은 수백명이다. 살인마의 뻔뻔함 때문에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진다. 왜 그런 힘겨움을 피해자의 유족들이 져야 하는 것인가?

사형제를 국민투표에 붙여야 한다. 국민들의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그것이 법에 투영되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실정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