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딧물이 기승을 부리는 시기다. 한달 전 고추나무를 심었는데 진딧물이 창궐했다. 반날절 만에도 진딧물이 순식간에 불어난다. 기생충처럼 기생 붙어서 단물을 쪽쪽 빨아 먹고 숙주를 죽인다. 나뭇잎 뒷면에 숨어 있어 겉보기에는 없는 듯 보인다. 행태가 좌좀 기생충과 판박이다.

진딧물 잡으려고 살충제, 막걸리, 소주를 써봤지만 그때 뿐이다. 그런데 확실히 효과를 본 것이 하나 있다. 은행나무 이파리 끓인 물을 분무하는 것이다. 아침 저녁으로 뿌리니 예방 효과까지 좋다. 밤사이에도 잔득 불어났던 진딧물이 아주 간혹 보이는 정도다. 아마도 은행나무 끓인 물이 보호막으로 덮혀 있으면 쓴맛 때문에 진딧물이 달라붙지 않으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째든 좌좀 기생충처럼 번식하는 진딧물 잡는데는 은행잎 끓인 물이 효과가 아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