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가 장독대에 똥을 두 번씩이나 싸놔서 고양이 못 오게 하려고 베트남 땡초 끓인 물을 지붕이며 마당이며 장독대며 뿌려놨다. 그랬더니 밤새 뛰어 돌아다니던 고양이 소리가 안 난다. 더 독한 걸로 쓰기 위해 캡사이신을 주문해서 받았는데 그걸 물에 타서 지붕, 마당, 장독대에 뿌려놨다. 그랬는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엄청나게 큰 바퀴벌레들이 마당, 지붕에 널부러져 있는 것이다. 독한 캡사이신 냄새 때문에 바퀴벌레들이 기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총 4마리가 기어나와서 뒤로 자빠져 있었다. 자주 뿌려줘야겠다.
바퀴벌레 하니 생각나는 일이 있다. 내가 어렷을 때 바퀴벌레를 잡으면 병에 가둬 놓곤 했다. 바퀴벌레끼리 잡아 놓으면 배고파서 지들끼리 잡아 먹고, 최종 살아 있는 놈은 바퀴벌레 맛을 들여 그 놈을 풀어놓으면 다른 놈들을 잡아 먹는다는 속설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 지들끼리 싸우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