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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팔자가 같으면 인생도 같을까?
芝枰 | 13.12.15 05:47 | 3,599 hit

동일한 사주팔자를 가지더라도 인생이 판이하게 다를 수 있다는 사실에 입각하여 사주 불신논자들이 사주는 엉터리라는 것을 마치 증명이라도 하듯 자주 써먹는 소재다. 하지만 이는 사주라는 개념 자체에 무지하여 나온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역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상(象)이다. 역에서 말하는 수(數)는 상수(象數)이며 수 자체의 어떤 특성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뜻을 얻으면 상을 버린다 했다. (得意忘象) 이는 깨달음의 최고의 단계이다. 하지만 인간으로서 득의망상의 단계에 과연 이를 수가 있을까. 득의망상 개념을 다시 말하면 궁극적인 목표(깨달음)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상(象)이라는 문을 반드시 지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象)이란 무엇인가. 상이란 표현되는 세상이다. 바로 표상(表象)이다. 한날 한시에 제작된 완전히 동일한 모양의 거울이 수만개가 있다고 치자. 그것들은 제각각 팔려나가 저마다 다른 환경에 놓이게 된다. 그 거울이 비추는 세상은 저마다 다르다.

사주팔자는 어떤 표상을 지니는가. 사주팔자가 표현하는 상은 하나의 절대적인 표상이 아니다. 하나의 오행에 많은 의미가 들어 있고, 하나의 육신에 많은 의미가 들어 있듯, 하나의 사주팔자가 표현하는 세상은 한 가지가 아니다. 이는 마치 동일 모양의 거울이 서로 다른 세상을 비추는 것과도 같다.

사주팔자의 글자가 동일하여도 그것이 나타내는 표상이 다르기 때문에 삶이 동일 할 수가 없다. 하나의 사주가 남녀를 구분하여 표현할 수 있을까? 하나의 사주가 인종을 표현할 수 있을까? 하나의 사주가 출생국가를 표현할 수 있을까? 사주에는 그것을 구분하여 표현하는 요소가 없다. 그렇기에 그러한 환경적인 요소들을 먼저 파악한 뒤 사주를 해석하여야 올바른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의 사주로 모든 환경을 정의내릴 수 없다는 것이 사주의 한계이면서 사주의 유연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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