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에서는 모든 것을 간지로 표현한다. 사주는 신뢰성 있는 체계인가를 묻는 질문은 곧 간지는 신뢰성 있는 체계인가 라는 질문이 된다. 이곳에 증명을 적지는 않겠지만, 간지는 신뢰성 있는 체계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학(學)으로서의 사주학은 신뢰성이 있는가?
누구에게나 갑자는 갑자고, 을축은 을축이다. 하지만 이것을 해석하는 관점은 사람마다 다르다. 학(學)으로서의 사주학 또는 간지 해석학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때문에 사주학은 아직 신뢰성을 구축했다고 볼 수는 없다. 사주학이 신뢰성을 가지려면 누가 사주를 해석하든 동일한 결과를 도출해내야 한다. 만인만색의 결과를 도출하는 현재의 사주학은 갈 길이 멀다.
신뢰성 있는 사주학을 구축하려면 개인의 능력에 의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주학 시스템 자체가 문제를 해석해 내도록 해야 한다.
도사놀이에 빠져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는 요원한 일이다.
사주연구는 체계에 대한 구축 연구다. 체계가 구축되면 사주를 통해 인간의 삶에 대한 길흉을 예측하는 것은 자동으로 따라오는 부수물에 불과하다. 체계를 구축할 생각은 안 하고 어떻게 해서든 결과만 맞히려고 끝단에만 집착하는 것은 올바른 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