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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행에 대한 미신
芝枰 | 20.08.29 08:01 | 1,170 hit
아마도 사주쟁이의 99.9999 퍼센트는 오행을 기(氣)로 표현하면서 설명할 것이다. 기는 실체도 아니고, 현대 과학의 에너지처럼 실용적인 개념도 아니고, 논리도 아님에도 막연하게 기라고 표현을 한다. 아마 기가 무엇인지 설명해 보라고 하면 사람 머릿수 만큼의 주장들이 나올 것이다.

오행을 바라보는 관점에는 두 가지가 있다. 목화토금수 자체를 보는 것과 생극 작용을 보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목화토금수 보다 중요한 것은 생극 작용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오직 생극 작용만이 중요하다.

목화토금수에 만물을 배속하는 사고방식은 목화토금수를 현실 속에서 접할 수 있는 물질 개념으로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사고방식이 이어져 목화토금수가 만물을 상징한다고 여겼다. 만물에는 물질적인 것 뿐만 아니라 색깔 방향 상념 등등 모든 것을 포함하기에 이른 것이다. 십간과 십이지에 만물이 배속된 것도 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비단 오행/십간/십이지 뿐 아니라 주역의 괘 또한 만물상을 가지고 있다. 이런 사고방식이 마치 아주 당연한 듯이 지금까지 전해져 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사고방식이 굉장히 비논리적이라는데 있다. 만물을 배속할 때 어떤 과정을 걸치는가? 그 과정에 대한 타당성 검증은 있는가? 과거에 있지도 않았고 현재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것은 오로지 개인의 상념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주장을 하고 그저 느낌적인 공감대만 얻으면 만물이 배속되어 버리는 식이다. 이러한 것을 논리라고 할 수 없다. 논리가 발달하지 못 한 동양적 사고방식이 이런 원시적 사고의 지속을 낳게 한 것이다.

논리와 비논리의 극명한 예가 하나가 있다. 바로 동양철학의 근간을 이루는 음양 개념이다. 동양에서는 음양 개념을 주역이라는 점서를 해석하는 도구로 사용하였다. 여전히 주역에서는 음양은 빛과 그림자 수준의 상징적 개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음양을 수(數)로 파악을 했고 그것이 논리로 이어졌고 현대의 디지털 문명을 일구었다. 만약 동양에서 논리가 발달하였다면 디지털 문명이 꽃 피운 곳은 서양이 아니라 동양이 됐을 것이다.

오행에 온갖 형태의 표상을 구겨 넣는 일은 미신적인 믿음에 불과하다. 오행을 가지고 그 형태에 집착하고, 글자 모양에 집착하고, 현실 사물에 비유를 하는 것은 원시적 주술행위와 다를 바 없다.

만물상에 대한 믿음을 버리고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 그것만이 사주학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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