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는 흥미를 유발하는 재밌는 떡밥이다. 적어도 사알못들한테는 그렇다. 그러면 안 믿으면 되는 거고 거들떠도 안 보면 되는데 왜 굳이 애써서 관심을 두는 걸까? 그 이유는 단순하다. 흥미 유발을 통해 이득을 얻으려 하기 때문이다.
저런 글의 결론은 뻔하다. 사주는 그저 재미일 뿐이고 믿어선 안 되는 미신이고 과학이 될 수 없는 것이다는 주장이다. 사주를 진지하게 연구를 해 본 경험도 없으면서 과학적으로 인생의 길흉화복에 대한 연구를 해본 적도 없으면서 지 멋대로 내린 결론이다. 아는 만큼만 보이는 거다. 쥐뿔도 아는 게 없는데 아는 척 하는 게 문제다.
저런 소리하는 인간들 볼 때마다 중세시대가 떠오른다. 과연 저 인간이 중세시대에 태어났다면 갈릴레오가 지구는 돈다고 했을 때 갈릴레오의 말에 귀를 기울였을까? 99.99% 장담하건데 아닐 것이다. 분명히 갈릴레오를 조롱하고 무시했을 것이다. 그 이유는 갈릴레오가 본 세상을 저 인간은 본 적도 없고 볼 생각도 없기 때문이다. 군중심리를 거스를 자신이 없는 것도 한 몫 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과학이란 것이 맹신되고 있다. 과학적 사고를 하지도 않는 인간들이 과학 운운 떠들고 그걸 잣대로 들이밀고 있는 것이다. 현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많고 과학자들이 관심도 안 가진 것들이 많은데 단지 그런 이유로 그냥 무시한다. 그냥 자신들이 무지하다고 말하기는 싫은 거다.
소위 과학 공부 좀 했다는 인간들이 심하게 착각하는 게 있다. 인간은 사물이 아니다. 인간의 인생을 사물처럼 다룰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인간의 삶을 연구한다는 건 단순히 물체를 다루면서 실험을 하는 물리 연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당연히 연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현대 과학에서 사물에 대해 행하는 실험과 인생에 대한 관찰을 단순 비교하면서 까내리는 건 무식함 그 자체다.
아르키메데스가 지구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지렛대를 가져오면 지구를 들어 올릴 수 있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나에게 완벽한 트루먼쇼 세트장을 만들어 주고 인간들의 삶을 속속들이 관찰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인간의 삶의 길흉화복에 대한 원리를 사주의 관점에서 밝혀주겠다고 말하겠다.
이건 분명히 알아야 한다. 과학의 역사도 모순과 논쟁의 역사였다. 어느 날 아침 뚝딱하고 과학적 공리가 탄생하고 체계가 세워진 것이 아니다. 지금 사주가 어설프고 체계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모양새를 가졌다 하여 그 자체가 엉터리란 의미는 아니다. 외관에만 집착한다면 그 진실을 영영 알 수 없게 된다. 사주 체계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은 현재 개인의 능력이다. 그런 능력이 없다면 모르는 것에 대해서 함부로 떠들지 말고 겸손해야 한다. 그것이 인간이 새로운 지식과 통찰을 마주했을 때 가능하면 빠르게 흡수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그리고 때가 되면 현재의 어설픈 사주 체계는 좀 더 제대로 된 틀을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