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에 관해 논할 때 운명이란 표현을 쓸 때는 그 의미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막연하게 운명이란 표현을 쓰게 되면 사람마다 제 멋대로의 상상을 하게 된다. 보통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운명은 이미 완성된 그림같은 것이다. 완성된 그림은 고정된 것이고 변화가 없다. 사주의 본질과 다르다.
사주에서 운명(運命)이란 사주(命)와 운(運)을 말한다. 그것이 정해져 있다는 것은 육십 간지의 흐름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마치 사람의 인생이 고정되어 정해져 있다는 식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사주를 적절하게 표현하는 단어는 패턴이다. 사주를 통해 사람의 삶을 들여다 보면 패턴이 보인다. 그것은 정적인 운명과는 다르다. 그렇다면 어떤 패턴이 보인다는 것인가?
사람의 인생은 고유하다. 결코 똑같은 인생은 없다. 사주에는 그 사람만의 고유한 인생에 대한 정보는 없다. 사주가 말해주는 것은 길흉화복에 대한 패턴이다. 사주가 같다는 것은 길흉화복의 패턴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길흉화복의 구체적인 현실은 다르지만 흥망성쇠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사주의 이런 기본적인 특성을 모르면 잘못된 주장을 하게 된다. 즉, 사주가 같다면 모든 것이 똑같아야 하는데 사실은 똑같지 않으니 사주가 거짓이라는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비유를 해보자. 여러 사람한테 다각형을 그려보라고 해보자. 사람마다 다른 모양의 다각형을 그릴 것이다. 누구는 삼각형 누구는 사각형 누구는 오각형 등등등. 그 중에서 삼각형을 그린 사람만을 추려보자. 그 삼각형은 크기나 형태가 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삼각형이 가지는 특성은 모두 같다. 사주가 같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사람들의 구체적인 인생은 모두 다르지만 그들한테는 비슷한 길흉화복의 패턴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