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풀이하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조상의 음덕이다. 보이지 않는 실체의 도움이 있다는 말이다. 참 듣기 좋은 말이다.
그런데 조상이란 무엇인가? 직계 가족 중에 고인이 되신 분들을 의미하는가? 그렇다면 조상의 범위는 어떻게 되는가? 몇 대 위까지를 조상으로 보아야 하는가? 수많은 조상 중에는 선을 행한 조상도 있을 것이고 악행을 행한 조상도 있을 것이다. 나쁜 것은 다 빼고 좋은 것만을 취해 음덕을 말할 수 있을까?
죽음은 사주의 정지를 의미하는가 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죽음이 곧 사주의 정지를 의미하진 않는다는 증거들이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부부 중에 어느 한 쪽이 사망했을 경우 망자의 사주를 통해 남겨진 배우자의 길흉을 보는 것이다.
이렇게 직계 조상(1~2촌 이내)의 사주를 통해 남겨진 후손의 길흉을 판단하는 것은 충분히 유의미한 접근 방식이다. 남겨진 다수의 후손 전체를 조상 1인의 사주로 길흉을 결정하긴 어렵지만 배우자/직계 자녀까지는 확장해서 볼 수 있다.
조상처럼 애매모호하고 정의되지 않은 표현은 써서는 안 된다. 막연하게 조상의 음덕을 말하는 것은 종교적인 접근법이다. 사주는 종교가 아니다. 사주에서 조상을 얘기하려면 사주에서 허용된 논법으로 접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