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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는 공식(formula)이 아닌 체계(system)이다.
芝枰 | 13.12.29 05:55 | 2,939 hit

수학자들이 자연수부터 실수 복소수에 이르는 수의 체계를 거의 완벽하게 만들어 놓았지만 수의 모든 특성을 다 알지는 못한다. 수학책을 몇권 공부 했다고 수학을 다 안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금까지 수학자가 밝혀 놓은 것 보다 아직 모르는 것이 더 많다. 끊임 없는 연구와 발견을 해야 하는 것이 수학이다.

육십 갑자는 마치 수학에서 쓰이는 수 체계와 같은 개념이다. 이것은 실세계에 시간의 흐름을 기록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다. 이는 마치 수학에서 쓰이는 좌표의 개념도 된다. 사주라는 것은 이러한 개념 위에 세워진 체계이다.

사주를 하나의 창문에 비유할 수 있다. 사주라는 창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에는 사주가 표현하는 패턴의 세상이 존재한다. 그 패턴은 무궁무진하다. 그것은 사주학책 몇권을 보았다고 다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평생 사주 공부를 했다고 다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동안 많은 학자들이 밝힌 내용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끊임 없는 연구와 발견을 해야 하는 것이 사주이다.

사주를 단순한 공식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치 동전을 넣으면 음료수가 튀어 나오는 벤딩머신 같은 것으로 사주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마치 함수처럼 하나의 숫자를 넣으면 답이 튀어나오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것은 편견과 오해에서 비롯된다.

사주는 단순한 공식 그 이상의 개념이며, 하나의 커다란 체계의 범주에서 이해를 해야 한다. 사주는 전체를 표현하지만 그 자신은 부분의 개념에 머무르고 있다. 따라서 사주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체를 알아야만 한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주의 관점에서 전체를 알아야 한다는 것은 나의 사주와 부모의 사주와 형제의 사주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배우자가 있다면 배우자의 사주를 알아야 한다는 의미이며, 자식이 있다면 자식의 사주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서로 영향을 미치듯 사주 또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이러한 영향은 두 손바닥이 마주쳐 소리를 내듯, 하나의 사주만으로는 해석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전체(나와 관련된 육친의 사주)를 살핌으로써만이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하나의 사주로 모든 것을 다 해석하려는 것은 현실을 왜곡하게 되며 잘못된 이해를 낳게 된다.

이를 다르게 표현하면, 하나의 사주는 나를 표현하지만, 그 안에는 다시 나와 나의 육친들이라는 요소들로 나뉘어져 있다. 즉, 사주는 전체를 표현하지만 부분으로써 머물러 있으며, 자기 회귀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주를 올바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전체를 알아야 한다. 

이렇듯 사주는 단순한 공식(formula)이 아니라 복잡한 체계(system) 이다. 사주를 체계로써 접근을 할 때 그 이해에 대한 깊이와 넓이를 확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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