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교보문고에 들렀는데 많이 바뀌었다. 아예 대놓고 책 보라고 의자까지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코너는 세분화 되어 있고 점원들이 책 검색도 잘 해준다. 서점이 아니라 문화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주마간산으로 사주학 코너에 꽂혀 있는 책들을 모조리 훑어보았다. 그런데 하나 같이 그 내용이 그 내용이다. 대부분의 사주책들이 고서짜집기 + 신살론 + 통변이다. 이 틀을 벗어나는 책이 없다. 사주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다. 사주를 어떻게 연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도 전혀 없다. 책을 위한 책 주절주절 시리즈도 보인다. 제대로 된 사주 연구서가 없다. 그냥 총체적 난국이다.
자평학강의 라는 책을 봤는데 시간에 관한 내용이 나오길래 들춰봤더니 인터넷에 나온 만세력 몇 개를 소개하고 있다. 내 사이트의 인터넷만세력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코멘트가 가관이다.
"야자시에 관한 사항이 반영되지 않고, 불필요한 소운이 출력되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라고 적혀 있다. 저 책 저자의 사주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천박함을 알 수 있다. 소운법은 기존 사주명식의 한계를 뛰어 넘어 제대로 된 명식을 밝혀 놓은 것인데 그것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 게다가 야자시 운운하고, 출생지 기후 운운하는 것 또한 사주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디지털절기만세력이라는 책에는 평균기온과 강수량을 적어놓았다. 그냥 한숨만 푹푹 나온다.
그나마 봐줄만한 책은 유래웅씨가 낸 사주실록 이라는 책이다. 700 여개의 실관 사주가 적혀 있다. 생년월일시는 적혀 있지 않고, 사주명조와 대운과 대운수 그리고 실관내용이 적혀 있다. 내용은 다소 부실하다. 하지만 이런 책이 고서 짜집기 책들 보다 가치가 있다. 저런 실관 내용들이 실질적인 통계자료가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