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은 천간과 지지로 나누어서 봐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여기서 이러한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대운의 천간이 먼저 영향력을 갖고 지지는 그 다음인가? 지지가 먼저 영향을 주고 천간이 다음일 수도 있지 않는가?

주역의 관점에서 보면 괘의 효는 시간적으로 아래에서부터 위로 진행한다. 이는 마치 만물이 땅에서 자라 위로 커지는 것을 상징한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대운의 영향력이 천간부터 오고 그 다음이 지지라는 생각은 납득이 안 갈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지적할 것은 사주는 주역과는 별개의 사상이라는 것이다. 사주는 오행학이지 음양학이 아니다.

사주를 구성하는 간지를 보자. 지지는 12개이고, 천간은 10개이다. 이는 땅은 무겁고 하늘은 가볍다는 사상에 근거한다. 땅은 정적인 것이고, 하늘은 움직인다는 사상을 내포한다. 변화는 움직이는 것이고, 움직이는 것은 먼저 다가온다. 따라서 천간이 먼저 영향을 준다 라고 사변적으로 설명할 수는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모든 것의 답은 실제 사주해석에 있다. 지지가 먼저 영향을 준다는 관점에서 해석을 하면 사주해석이 잘 맞지 않는다. 천간이 먼저 영향을 준다는 관점에서 해석했을 때 사주해석이 잘 맞는다. 이런 결과에 대해 우리는 왜 라는 질문을 달 수는 없다. 그러하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