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나간 택배기사의 만행
토요일에 겪은 일이다. 1시가 좀 넘어서 밥을 다 먹은 후에 택배물건이 문앞에 있다는 문자를 보게 되어 나가왔더니 마당에 던져 놓고 간 것이다. 파손되기 쉬운 물건이니 조심해서 다뤄달라는 문구도 적혀 있었고 파손주의 스티커도 크게 붙어 있었다. 그런데 그걸 다 무시하고 택배물을 대문위 틈을 통해 마당에 던져 놓은 것이다.
택배기사한테 왜 물건을 마당에 던져놓았느냐 유리병 두 개가 들어있었다 라는 내용으로 문자를 보냈더니 잠시 후에 전화가 오는 것이었다. 전화는 받지 않았다. 그런데 5-10분 정도 후에 갑자기 누가 현관을 두들기는 것이었다. 대문이 닫혀 있었는데 누가 두들기나 놀래서 나가봤더니 택배기사가 대문 안으로 들어와 현관문을 두들긴 것이다.
다짜고짜 택배물을 다시 달라는 것이다. 다시 갖다 주겠다는 것이다. 전화 소리는 못 들었다 왜 벨을 누르지 않았느냐고 하니까. 벨을 눌렀단다. 하지만 난 못 들었다고 했더니 고객이 못 들었다고 하면 그만이지 않느냐며 책임을 돌리는 식으로 말을 한다. 우리 집에는 소리가 큰 벨이 두개씩이나 있다. 벨이 거실 문앞에 달려 있고 부엌에도 있고 안방에도 있다. 벨을 눌렀으면 못 들었을리가 없다. 가족들도 다 집에 있었다. 택배기사가 뻔뻔한 거짓말을 한 것이다.
파손주의라고 돼 있는데 왜 물건을 던져놨느냐니까 파손됐냐며 파손됐으면 지가 물어준다고 오히려 더 목소리를 높인다.
만약 집에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하라고 매뉴얼에 되어 있느냐고 물으니까. 뭐 안내문 붙이는 거요 라며 얼버무린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택배물 달라 다시 갖다 주겠다며 핏대를 세운다.
지금 담 넘어서 무단으로 침입한 거냐고 했더니 오히려 더 뻔뻔하게 그렇다라며 112에 신고하란다. 112에 신고하란 소리를 두 세번은 했다.
파손주의 택배물 마당에 던져 놓은 것
무단으로 남의 집 담을 넘어 들어와 택배물 달라고 협박성 발언 한 것..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기는 커녕 고객 컴플레인 문자 하나 받았다고 벨도 안 누르고 남의 집 담을 넘어 침범하고 그것도 모자라 택배물 다시 달라고 협박을 한 것은 범죄행위다.
여차하면 폭력사태도 일어났을 정도로 언성이 좀 높았다. 택배기사를 돌려보낸 후 112에 전화해서 이런 얘기를 했고 경찰이 출동해서 확인해 보겠다고 하는데 일단은 출동하지 말라 했다. 저렇게 다혈질로 집담을 맘대로 넘어오는 놈인데 나중에 무슨 짓을 저지를지 어떻게 알겠는가. 이런 일로 경찰신고가 들어온 적 있냐고 물으니 그런 일은 없단다.
우체국은 이미 문을 닫았고 당직실 전화가 있어 전화를 했다. 이런 얘기를 하니 자신은 그런 경우를 처음 듣는단다. 결코 일어나서도 안 될 일이란다. 월요일에 집배주임한테 전화해서 꼭 얘기를 하란다. 그렇게 제보하고 나서 그놈이 무슨 짓을 저지를 수도 있지 않냐 했더니 그런 일을 없을 거란다. 알고보니 우체국 정식 직원은 아니고 위탁이란다.
택배기사들의 만행은 종종 인터넷에도 나온다. 하지만 직접 겪어보니 열받는다. 내 성격 같아서는 가만 안 놔두겠지만 집안 사람들이 말리니 지금 참고 있는 것이다. 요즘 세상이 얼마나 흉흉한가. 미친 개가 지랄 했다고 치부해야 하는가. 하지만 미친 개는 몽둥이가 약 아닌가.
괘를 빼보니 속상해서 눈물 쏟을 일이 생기니 마음에 담아두지 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