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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획수: 필획, 원획, 곡획
芝枰 | 20.03.26 04:09 | 1,877 hit
필획은 실제 획을 그을 때의 획수를 의미한다. 洙 (강이름 수) 는 필획으로 9획이다.

원획은 원래 부수의 획수를 따져서 계산하는 방식이다. 洙 는 물수변이고 물수(水)는 원래 4획이므로 원획으로는 10획이 된다.

곡획은 획이 꺽어질 때마다 하나의 획으로 보고 획수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끄트머리에서 살짝 삐침이 있다면 그것을 별도의 한 획으로 본다.

어느 것이 정답이냐는 없다. 

역(易)은 변화의 의미다. 여기서 역의 개념에 가장 부합하지 않는 것은 원획법이다. 원획법이 왜 타당하지 않은지 보자. 하나의 예를 들자. 물수(水)의 어원은 물이 흐르는 모양을 그려 놓은 것이다. 상형문자다. 물이 흐르는 모양에서 점차 글자가 변해 水 라는 형태를 갖추게 된 것이고 다른 글자와 합하여 삼수(氵)변 모양이 된 것이다. 글자모양이 변함과 동시에 획수도 변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느 시점의 획수를 원획으로 삼아야 하는가? 문헌에 기록된 가장 최초의 삼수의 획수를 사용해야 하는가? 그것을 원획으로 삼다가 그 보다 더 오래된 삼수의 모양이 발견되고 획수가 변해있다면 원획을 바꿔야 하는가? 원획의 문제점은 어느 시점의 글자를 원래의 획으로 보느냐이다. 특정 시점의 문자의 획수를 원래 획수로 본다는 것은 임의적인 것이고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원래의 획수 즉 원획은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획수가 아니다. 그 모양이 어떻게 변하고 획수가 어떻게 변하든 변하지 않는 것은 바로 그 의미다. 때문에 원획을 따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자의 획수가 아니라 글자의 의미를 따지는 것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곡획은 어떨까? 어떤 각도 이상으로 꺽어졌을 때 곡획으로 인정할 것이냐의 기술적 문제가 발생한다. 특이한 것은 한자에는 한글의 이응(ㅇ) 처럼 동그라미 모양이 없다. 동그라미는 무한 각도이기 때문에 만약 여기에 곡획을 적용한다면 난처하게 된다. 한자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한글에서의 곡획은 어쩔 것인가?

한자의 경우는 너무 번잡하기 때문에 소용에 따라 그 문자의 모양이 계속 변하고 있다. 원획을 고집하는 것은 역의 의미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가장 무난한 것이 필획이다.

芝枰 2020.03.27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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