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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계산] 절기력과 태양력은 이음동의어
芝枰 | 17.09.26 11:22 | 2,240 hit
절기를 계산하는 기준은 태양의 황경이다. 황도는 태양이 움직이는 가상의 길이다. 각도로는 360도로 본다. 그 각도를 24등분한 것이 곧 24절기라는 것이다.

절기력을 말하는 것은 곧 태양력을 말하는 것이다. 과거 문헌에서 태양력이라는 표현이 쓰이지 않았다 해도 그것은 태양력을 의미하는 것이다. 같은 것에 대한 다른 수식어일 뿐이다.

우리 부모님 세대나 조부모님 세대나 조상님들 세대에서는 달을 보고 날짜를 셌다. 그믐이 되면 초하루가 되고 초이틀이 되고, 하늘에 달이 둥그렇게 뜨면 보름이 되었다고 말했다. 달력에 적혀 있는 절기를 보고 오늘이 절기의 초하루고 초이틀이고를 말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것을 달력(月曆) 이라고 말해왔던 것이다.

절기력 보다 달력이 일반적으로 쓰인 이유가 무엇일까? 절기력은 복잡한 계산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달을 보고 날을 세는 것은 계산이 필요 없다. 그냥 고개 들어 밤하늘을 보면 된다. 이 얼마나 간편한가?! 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아주 옛날에는 날을 보고 날을 셀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달력이 쓰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세월이 감을 알기 위해서다. 우리가 동일한 달력을 써야 세월의 감각을 공유할 수 있다. 내가 쓰는 달력에서는 겨울인데 상대방이 쓰는 달력에서는 여름이라면 얼마나 황당할까. 달력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이것이 음력(lunar calendar)이 절기력 보다 널리 쓰여왔던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로부터 써왔고 현재도 쓰고 있는 달력에는 절기가 표기되어 있다. 그걸 두고 굳이 절기력이라고 말해야 한다라고 주장할 필요도 없다.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절기가 쓰여온 것은 그냥 사실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그걸 부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 된거다.

절기력은 일종의 특수목적 용도다. 절기력을 쓰는 사람들이 현재의 달력에서 잘 환산해서 쓰면 된다. 굳이 일반 사람들까지 써야 할 이유는 없다. 비록 천문학적인 연결고리는 전혀 없지만, 그레고리력이 이미 일상에서 큰 문제 없이 잘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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