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pdf 였다. ePub 란 것도 있지만 평소 관심이 없어서 그 형태로 된 책을 받아본 적이 거의 없다. 오늘 무심코 책의 내용을 핸드폰 용 앱으로 만들면 어떨까 싶어서 이리저리 검색을 해보았더니 전자책 출판에 관한 내용들이 많이 나왔다. 인디자인이라는 유료 툴을 사용 방법도 있고 sigil 이라는 무표툴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는 걸 알았다. sigil 은 ePub 파일을 만드는 툴이다. 그런데 ePub 은 html 과 css 아닌가?! sigil 로 ePub 파일 만드는 걸 보니 이건 html 과 css 로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이나 다름 없다. 사실 css 수준이 과거에 비해 많이 발전했기 때문에 html 과 css 로 책을 만들어도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 아이디어가 이미 실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 출판계는 굉장히 불투명하다. 계약상 작가가 갑이고 출판사가 을의 관계지만 인세가 나오는 곳은 출판사이기 때문에 무늬만 을이고 사실상 갑이 출판사다. 이름 날리는 유명작가는 물론 갑의 위치지만 대부분의 초보 작가들한테 출판사는 사실상 갑이다. 아마도 자가출판이 일반화가 되어가는 추세는 그것도 한 몫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내 연구결과물들을 좀 공개를 해야 하는데 마음에 맞는 출판사 찾기는 힘들다. 허풍 떠는 내용들이 많을 수록 출판사들과 독자들이 호응을 하는데 내 성격은 전혀 그렇지 못하니 당기는 구미는 좀 약할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자가출판을 한 번 생각해봐야겠다.
사주에 관한 연구들을 출판하고자 하는데 아직도 제목을 정하지 못 하고 있다. 감각적으로 짓자니 너무 가볍고 너무 진지하게 짓자니 너무 무겁고 평이하면서도 진지한 제목 만들기 쉽지 않다. 제목에서부터 딱딱함을 주면 누가 겁이 나서 책을 사보겠는가. 그렇다고 너무 가볍게 지으면 돈 주고 사볼 가치 또한 느껴지겠는가. 첫인상은 거짓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첫인상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한다. 단추 잘못 꿰면 다시 채우기 귀찮아진다.
내가 설파하는 논리는 너무 간단명료해서 얼마나 살붙임이 되어서 책이 될지는 아직 모른다. 너무 간단하게 서술형으로 쓰면 읽는 독자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고, 너무 장황하게 쓰면 뭔 소린지 모를 것이고 적당한 이해를 돕는 선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줄을 읽어도 오래도록 그 기억이 남는 문장을 써야 하고 곱씹도록 해야 한다. 마치 f=ma 나 e=mc^2 처럼 말이다. 내가 내려고 하는 사주학 책에는 이러한 문장이 적어도 하나는 나올 것이다.
해야 할 일들이 줄을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