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라면 오래 하셨군요. 하지만 책에만 의지해왔다면 실전에 있어서
는 썩 피부에 와 닿는 감을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책에 있는 명조들은
한낱 고전의 예나 피상적인 내용들이라 오늘의 현실을 이해하고자 할 때
는 한계에 부딪히기 때문입니다.
자평진전과 적천수는 이미 비전이 아니고 누구나 이의가 없는 교과서적
인 내용도 아닙니다. 빈틈이 많고 많은 부분 보완되어야 합니다. 그것
을 메꾸고 일구어 나아가야 할 일은 요즘의 후학들이 할 일입니다. 하지
만 요즘 나온 책들도 그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니 특히 따로 참고
할 만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보셨던 책들을 잘 정리하셔서 가장 기본
적인 골자만 먼저 이해를 하시기 바랍니다. 기본을 제대로 파악만 하셨
다면 그로부터 파생된 이론을 접하더라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가 있
을 것입니다. 다만 가장 주의할 점은 말에 얽매이지 말고 개념파악
위주로 정리를 해야 치우친 길로 빠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중화란 길흉의 기점이 되는데 무엇이 중화의 모델이며 구체적으로 사주
명조에는 어떤 모양으로 나타나며 어떻게 해석이 되는가 등등)
역(易)의 시작은 가장 처음 하늘과 땅과 인간을 본받음으로써 시작했습
니다. 이에 역의 가장 근본은 본받음에 있는 것입니다. 사주학도 이
뜻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보고 듣는 것 즉, 경험이 가장 최우선의 스승
이 될 것이니 사주학에 대한 혜안을 얻으시려면 경험을 많이 쌓는 것이
첩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타 술서(사주학 관련)에 너무 의지
하지 마시고 기타 역학서들과 다른 학문들에도 깊은 관심을 두시기 바랍
니다. 역학은 천지인사간의 변화를 다루는 학문이니 가히 만사에 무심
하지 말아야 하나라도 덜 놓칠 수가 있습니다.
사주학은 웃고 들어와서 울고 나가는 학문이니 만만히 봐서는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