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옳고 그른지를 따지지 말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논하십시오."

이 문구는 사람들간에 분쟁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오히려 싸움을 조장하는 문구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논하는 것
자체의 행위자는 사람인데 결국 논한다는 것 자체가 논쟁이고 논쟁에는
의당 사소한 다툼이나마 존재하니 근본적으로 다툼의 씨앗을 제거하기에
는 불충분한 문구였다고 봅니다. 누가 옳고 그른지에 대한 논쟁은 자칫
주제를 떠나 인신공격으로 치달을 소지가 있지만,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논쟁은 간접적인 화살겨누기라 볼 수 있습니다. 무엇을 가지고 있
는 주체는 사람이기 때문이지요. 머리 잘 돌아가는 사람은 교묘하게 장
난을 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가 있겠더군요. 이미 그런 낌새가 한번
있어서 조치를 취했지만 찜찜한 감이 남아 있습니다. 오히려 그런 면에
서 봤을 때는 문구가 의도된 바와는 반대로 지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자해지라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좋은 방향으로 순수하
고 발전적인 논담이 오갈 수 있도록 자극할 수 있는 훌륭한 문구가 없을
까 생각해보아야겠습니다. 그런데 이곳을 찾는 대부분 방문객들은 그러
한 논담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아 기대는 하지 않지만 그래도 좋은
문구가 있는 분들은 힌트를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한 주가 꺽어지는 날이 되었습니다. 길고 긴 하지만 지나면 짧디 짧은
연휴가 다가옵니다. 너무 노는데 시간 버리지 마시고 뜻 깊은 시간 가지
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