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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갑자의 의미
글쓴이 : 芝枰 날짜 : 2014-01-25 (토) 14:24 조회 : 5258

60갑자는 갑골문에도 나와 있는 고대의 문자이다. 그 주요 용도는 날짜표기였다. 숫자 대신 60갑자를 이용하여 년월일시를 표현한 것은 굉장히 특이하다. 60갑자는 숫자처럼 연산이나 계산 개념이 없으며 단순히 날짜구분을 위한 기호였다.

60갑자가 날짜를 표현하는데 쓰인 이래 그 주기성에는 흐트러짐이 없었다. 즉, 오늘 갑자일이었다가 내일 갑자기 무진일로 뜀뛰기를 하거나 모래부터 다시 갑자로 시작하는 경우는 없었다.

흐트러짐이 없는 일정한 주기성. 이는 어떤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며 지표로써의 용도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는 달력에 적혀 있는 60갑자의 흐름을 시간의 좌표개념으로 볼 수가 있다. 특정한 년, 특정한 월, 특정한 날, 특정한 시간을 60갑자라는 좌표로 표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수학에서 쓰이는 좌표와는 다르다. 수학에서 쓰이는 좌표는 변환이 가능하다. 원점을 얼마든지 옮긴다해도 그 좌표로 표현된 기하의 특성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60갑자라는 좌표는 수학적 좌표와 다르다는 것을 간단하게 증명할 수 있다.

이 글을 쓰는 오늘의 날짜는 그레고리력으로 2014년 1월 25일이며 60갑자로는 병신(丙申)일이다. 날짜의 흐름은 이와 같다.

예1) 25 병신, 26 정유, 27 무술, 28 기해, 29 경자, 30 신축

만일 60갑자의 흐름이 오늘부터 갑자기 하루씩 더디간다 생각해보자. 그러면 이와 같이 된다.

예 2) 25 을미, 26 병신, 27 정유, 28 무술, 29 기해, 30 경자

역(易) 에서는 모든 것이 표상이다. 표상을 떠나서는 역을 논할 수 없다. 따라서 표상의 관점에서 60갑자의 좌표에 변화가 생겼을 때 불변인 요소가 있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사주에는 크게 두 가지 표상이 있다. 하나는 고유표상이며, 이는 관찰자의 입장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 또 하나는 상대표상이며, 이는 관찰자의 입장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고유표상은 오행과 음양 자체에 대한 표상을 의미한다.

먼저 고유표상을 보면 예 1) 에서 25일은 병신일이며, 예 2) 에서 25일은 을미일이다. 병신은 화금이며, 을미는 목토이다. 화금과 목토는 완전히 다른 성질의 것이다. 또한 예 1)은 모두 양(陽) 이며, 예 2)는 모두 음(陰) 이다. 양과 음 또한 완전히 다른 성질의 것이다. 25일에 해당하는 고유표상 자체가 완전히 바뀌게 때문에 이는 현실을 올바로 표현할 수가 없다. 인위적으로 그 날을 바꿔 부른다고 그날의 특성 자체가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대표상의 관점에서 보자. 상대표상이란 십신을 의미한다. 예 1)에서 27일에 태어난 사람은 무술 일주생이 된다. 예 2)에서 27일에 태어난 사람은 정유 일주생이 된다. 예 1)에서 28일 기해일은 무술 일주 생의 관점에서는 겁재와 편재의 날이 된다. 예 2)에서 28일은 무술일이며 정유 일주 생의 관점에서는 상관이 두 개가 뜨는 날이 된다. 출생 다음날이 되는 28일의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즉, 60갑자의 좌표에 변화가 생기면 고유표상 및 상대표상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고 이는 현실을 올바르게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좌표를 우리가 임의로 바꾼다 해서 그 표상자체까지 임의로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표상의 의미는 관측값에 해당하며 비유하자면 물리상수와 같은 의미이다. 물리 상수가 바뀐다는 것은 물리법칙 자체가 바뀐다는 것이다. 60갑자의 좌표이동은 이러한 상수개념을 바꿔버리는 결과를 낳고 법칙 자체를 붕괴시키는 결과를 낳으므로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60갑자라는 좌표는 지구의 공전과 자전에 관한한 고유한 좌표이다.

만일 인류가 언젠가 화성에 이주하여 살게 된다면 화성만의 주기에 맞는 60갑자 주기좌표를 세워야 할 것이다. 그래야 그곳에서 갑자를 논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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