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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예지
날짜 : 2003-04-13 (일) 00:53 조회 : 2210


97/05/08 04:39 에 나우역학동에 올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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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적 상징이란 공통적 특질로부터 나오지요. 가장 기초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신체적 구조입니다. 이빨의 예도 그런 맥락의 하나입니다. 그
다음은 사회적 공유인식입니다. 관념적인 것이지요. 각각의 예를 들어 봅
시다.

서정범 교수가 쓴 무녀별곡이라는 무속인들에 관한 수필집이 있습니다. 전
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면서 수년간 무인들을 만나고 그것을 통해 얻은 경
험을 책으로 엮었지요. 비록 그 분은 꿈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경험적
으로 얻은 꿈에 대한 이해한가지를 올려놓고 있습니다. 사람이 현실에서
실제로 죽을 것을 암시하는 꿈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로 강을 건
너는 꿈이 있지요. 또는 소위 죽었다 다시 살아난 사람들의 꿈의 공통적인
내용으로 나타나는 것이 어떤 이름 모를 강을 건너갔다가 왔다는 것입니다.
꿈에서 말하는 그 강이란 무엇인가? 꿈을 말할 수 있을 정도면 그래도 나
이가 있는 사람이겠지요. 간난아이는 아니겠고. 그러면 꿈에 나온 강은 현
실에서 보아왔던 여러 강물중에 하나인가? 하지만 그 꿈에 대한 기억을 잘
더듬어 보면 알 수 없는 처음보는 '이름 모를 강' 이라는 것이에요. 그 꿈
에 나온 강은 어디에서 출현한 것인가. 꿈에서는 이상한 이미지(시각적 현
상)도 많이 나타나니 현실에서 경험한 여러 강물을 합성해서 나타낸 것은
아닐까. 그런데 또 하나의 공통된 특징은 물이 그리 맑지는 않다는 것이지
요. 대체로 그런 꿈은 엄숙하고 조용합니다. 책에 나온 해석은 이렇습니다.
죽음을 암시하는 그 강물이란 다름 아닌 사람이 태어나기 전에 그 사람이
태아였을 때 온몸을 담고 있던 모체내의 양수라는 것이지요. 결국 강물을
건넘으로써 죽음을 예시한다는 것은 모체회귀로의 잠재의식의 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잠재의식이란 쉽게 말해서 인간의 의식이 구체적으로 이해 못
하는 영역입니다. 내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의식적으로 느낄 수 있나요?
없지요. 미처 몰랐다. 바로 이 뒤안에는 잠재의식이 작업을 하고 있다는것
이에요. 만약 생물학적 지식도 없고 사람이 어떻게 태어났다는 교육도 받
지 않았다면 태아였을 당시 내 몸이 양수로 둘러쌓여 있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요? 거의 불가능하지요. 하지만 잠재의식은 그런 사
실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지요. 그래서 그러한 꿈이 가능한 것이고. 인
간이라면 누구나 그런 태생의 비밀은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누구나 공통
된 특질이지요. 그래서 그런 꿈도 누구에게나 공통되게 나타나는 정형적인
상징의 예가 되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문화적 의식의 공유에서 정형적 상징이 나오지요. 만약 동양의
문화와 서양의 문화가 다르고 서로 괴리되어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서양
에서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이 많지요. 그리고 13의 의미도 압니다. 싫어하
는 숫자지요. 13은 싫은 숫자다. 싫다. x없다. 라는 식의 공통된 의식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동양에서는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이 전혀 없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렇다면 동양사람들은 13에 대해 특별한 의식을 가지고 있
지 않겠지요. 대신에 4라는 수에 대한 의식은 있을거에요. 4 = 死 = 죽음?
그래서 4라는 수를 꺼리겠지요. 어떤 서양인의 꿈에 어떤 사람의 몸에 13
이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고 멀리 사라져 가는 것을 보았다 라고 해 봅시다.
아마 이 꿈은 십중팔구는 현실에서 그 꿈을 꾼 사람의 주변에 어떤 사람이
죽게 된다는 암시일 것입니다. 13이라는 흉을 의미하고 사라진다는 것은
더 이상 상관 없게된다. 멀어진다. 헤어진다. 죽는다. 를 암시하기 때문이
지요. 대신 동양의 어떤 사람은 13대신에 4를 꿈에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동일한 해석의 서로 다른 상징으로 말이지요. 여기서 나타나는 숫자는 본
능적으로 알게된 공통적 의식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교육적으로 서로 공유
하게된 의식이지요. 이것도 정형적인 상징꿈의 하나입니다.

객관의 시작은? 주관입니다. 객관이란 주관을 포용하고 주관이 이해못하는
더 넓은 영역을 다루고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잘 이해하기 때문에 주관보
다는 포용적관점 또는 시각이다 라고 말을 합니다. 정형적상징과 창조적
상징의 차이는 이와 같겠지요. 처음부터 사실 그것이 정형적 상징이다 창
조적 상징이다를 말할 수는 없어요. 많은 경험으로부터 축적된 꿈의 이해
에 대한 분석으로 정형적상징과 창조적상징을 구별하게 된것이지요. 비록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빨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빨에 대한 꿈을
거의 꾸지 않고 어떤 한 사람만 유달리 치아에 대한 꿈을 꾼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그것의 정형성은 상실된다고 볼 수 있지요. 특정인만 독특하게 꾸
니까. 비록 치아는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꿈을 현실을 떠나서 이론만으로
이해할 수는 없기 때문이지요.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해몽서의 내용이 얼마나 많은 객관적인 자료에 의해
꾸며졌느냐에 따라 그 책이 정형적상징을 많이 다룬다 창조적상징을 많이
다룬다로 구분 되어지겠지요. 해몽서가 창조적 상징을 많이 다룬다는 것은
그 책을 출간해 낸 글쓴이의 꿈에만 많이 나타나는 상징들이겠지요. 또는
어느 특정 자료만을 참고했던지. 사실 해몽서에서는 상징단어들의 정형성
또는 창조성을 구별해서 말하고 있지는 않지요. 왜냐하면 아직 꿈을 해석
하는 표준연구소도 없을 뿐더러 논쟁의 대상이 되기 쉽기 때문이지요. 동
서양 문화는 아프리카나 아마존밀림 깊숙이 사는 사람들의 그것과는 크게
틀리겠지요. 비록 전체 인구가 동서양을 합한 수가 더 많다고 하더라도.
단순히 숫자만으로 정형과 창조를 논할 수는 없어요. 예를 들면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정형성은 거의 완전히 다를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동
서양의 다양한 문화에서는 정형성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마존밀림에서는 창
조성이 될 수 있고 또는 그 반대도 될 수 있겠지요.

중요한 건 해몽서가 얼마나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하느냐에 그 책의 신뢰
성이 달려있지요. 좁은 범위의 자료를 다룬다면 그 책을 본 사람들은 이구
동성.."뭐 이래. 꿈 하나도 안맞네. 역시 엉터리야." 라는 말로 일관 하겠
지요. 각기 다른 해몽서를 각기 하나의 창조적상징꿈의 해설서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많은 해몽서를 봄으로써 해석들을 비교분석하다보
면 공통된 해석을 얻게 되면 그 분석을 한 사람 나름대로 정형성과 창조적
상징을 구분한 꿈의 해설서를 만들 수가 있게 되겠지요. 하지만 굳이 사람
마다 이런 힘든 작업을 할 필요는 없어요. 책을 내는 사람들이 적어도 성
의 있게 가능하면 많은 자료를 참고하려고 애쓰기 때문이지요. 특히 꿈만
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이 내는 해몽서가 양서라고 봅니다. 먼저번
에 소개한 해몽서가 그 중 하나지요. 지금까지 보아온 해몽서 중에 그래도
가장 괜찮다고 봐요. 비록 그 책도 글쓴이의 창조적꿈을 많이 다루고 있지
만 그래도 꿈에 대한 인식이 잘되어 있지 않았을 30여년전의 해몽서 치고
는 상당히 잘된 책이고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컴퓨터 꿈, 우주를 돌아다니는 꿈, 외계인을 만나는 꿈 주로 현대과학적인
내용의 꿈은 그 책에는 잘 나와있지 않으니 새로운 연구가 필요하겠지요.
그리고 해몽서가 대부분 경험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오류라기 보다는 경험
이란 대부분 다른 것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이해의 차원에서 봐야겠지요.
같은 치아에 관한 꿈이라도 꿈의 내용여하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지요. 중
요한 건 얼마만큼의 자료에 바탕을 두었고 얼마나 깊이 있는 분석을 시도
하고 있는지가 그 해몽서의 질적 차원을 말해준다고 봅니다.

꿈이 미래 보다는 현실을 나타내는 단순한 의식 또는 기억의 재생산이다라
고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왜냐면 꿈에 나타나는 상징들이 대부분 현실
과 과거에서 경험한 것들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실제 미래에 나타나는
사건들과 꿈을 연관시키면 그것이 현실을 상징으로 삼아 미래를 예시하는
것이구나 하는 이해를 갖게됩니다. 전혀 착각이나 잘못된 이해가 아니지요.
꿈 연구하는 사람들이 하루이틀치의 꿈을 가지고 인간의 방대한 의식을 논
하지는 않지요.

왜 꿈이 미래를 예시 또는 암시하는가. 암시라는 말은 맞지 않고 예시가
맞겠지요. 한번 꿈을 꾸면 그것은 반드시 현실에서 경험을 하게되니. 여하
튼 꿈의 미래에 대한 예시의 이유는 참 말하기가 곤란하군요. 그것은 마치
인간의 잠재의식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라는 의문일 수 있기 때문이지
요. 기억이란 무엇이고 이해란 무엇인가? 인식이란 무엇인가? 이런것에 대
해 구체적으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반론의 여지가 없도록 확실하
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겠지요. 아직은 미개척의 분야이고 인간의 이해
영역 밖이기 때문이지요.

그것에 대한 이해는 나름 대로 얻은 경험으로부터 얻어야할 것 같습니다.
학자들 마다 하는 말도 다르고. 하지만 분명한 건 "꿈이 미래를 예시한다
는 것은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것의 본질적인 문제는 더 깊이 있는
연구와 분석과 이해의 차원으로 들어가야합니다. 누구에게 물어봐서 해결
될 일이 아님. 귀신이나 소위 말하는 신이 말해줄 상황도 아니고.

이런 생각을 해봅시다. 눈으로 사물을 봅니다. 그 사물로 부터 빛이 반사
되어 나오기 때문에 눈이 그것을 감지할 수 있는 것이지요. 내 눈에 비추
어진 그 빛은 그것이 나온 물체의 시간을 기준한다면 과거의 빛입니다. 즉
내 눈은 어떤 물체의 과거의 빛을 보고 있는 셈이지요. 또 아직 그 빛을
못본 사람에게 그 빛은 미래의 빛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꿈을 꾸지 않고도
이런 예측을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언제나 그 자리에 박혀 있는 큰 바위가
있다면, 내일도 그 자리에 있을 것이란 추측을 합니다. 대지각변동이 일어
나지 않는한 바위가 움직여서 사라지지는 않겠지요. 그리고 아침에 해가
뜨면 빛이 반사되어 그 바위의 형체를 보게된다. 이것도 일종의 예언이지
요. 인간의식이 이루어낸 성과입니다. 단순하지요? 이런 예언을 할 수 있
는 근거가 뭘까요? 바위가 제자리에 있을 것임을 안다. 아침에 해가 떠오
른다는 걸 안다. 빛이 반사된다는 것을 안다. 그 바위를 쳐다볼 것임을 안
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소위 말하는 내 의식은 이런 과정을 이해하고 있
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꿈이라는 것은 잠재의식의 기능이므로 꿈의 예시
는 잠재의식의 이해범위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의식적인 사고가 잠재
의식의 활동을 이해 한다면 꿈의 예시도 평상시 처럼 이해할 수 있겠지요.
잠재의식이 이해하는 시간과 공간은 다른 차원일 수 있습니다. 그것이 숨
어서 꿈에 이상한(현실기준에서) 형상으로 나타나고 잠재의식의 기능을 잘
모르니 이해가 안되는 것일 수 있겠지요. 이건 본인의 꿈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한가지에 고착하기는 싫고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한가지
이지요. 어디서 보고하는 말은 아님. 나중에 깨달음의 깊이 따라 이해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꿈의 예시를 믿느냐 아니냐는 일단 꿈에 대한 경험정도와 열린 마음의 자
세에 달렸다고 봅니다. 꿈에 대해서 단순히 남들이 그렇다더라 누구는 그
렇다더라. 뭐 그럴수도 있지 하고 성의 없는 자세로 꿈을 대한다면 꿈에
대해 부정적일 수 밖에 없지요. 그 말은 결국 내 잠재의식을 부정하는 것
이고 이 말은 다시 내 의식의 잠재능력을 무시하는 것이고 결국 내 자신의
잠재능력을 무시하는 것이고 결국은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무능력자다 라
는 것을 시인하는 셈이지요.

꿈은 특수하고 영험하고 귀신의 조화다 어떤 꿈의 신이 있다 마귀의 장난
이다 천사의 장난이다 염라대왕의 놀음이다. 얼마든지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이 틀렸다고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렇게 이해하
고 싶은 사람도 있고 그런 믿음에 집착하는 사람도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지요. 지구가 둥글다고 사진까지 보여주어도 평평하다 삼각형이다 알 수
없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신비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고 사실을 알려고 객관을 위해 연구 노력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판단은 결국 스스로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지금까지 말해 온 꿈의 얘기는
뭐..그렇다더라 라는 불성실하고 추상적인 관념을 근거로 한것은 아닙니다.
꿈을 연구한 여러 학자들의 책을 보아온 것과 내 꿈에 대한 경험과 그 동
안의 꿈에 대한 이해를 말한 것이지요. 이 글을 어떻게 받아들이냐 는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달렸습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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