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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가도 말이 통할까? – 한국어의 변화
글쓴이 : 芝枰 날짜 : 2022-03-29 (화) 09:22 조회 : 242
저 동영상에 나온 과거시대의 말소리는 억지 추측에 불과하다. 말소리란 것은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쉽게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말을 배울 때는 영아 때부터 무의식적으로 말소리를 흉내내고 따라하면서 배우게 된다. 발음 또한 그렇게 대대손손 전달이 되는 것이다. 말소리를 흉내내는 문자 형태가 어떠하든 말은 귀에서 듣고 입으로 복제되어 그 명맥이 이어진다.

옛소리가 녹음된 것이 없다 하여 문자에 기대어 발음을 추측한다면 모순은 드러나게 된다. 저 동영상에 나온 과거시대 말소리는 터무니 없는 억측일 뿐이다. 중국어는 다른 나라 사람 말을 제대로 표기할 수도 없다. 중국말로 표기된 외래어가 얼마나 엉망인지 보면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글이 탄생한 것이다. 그리고 초기 한글도 우리의 말소리를 정확하게 표기하기에는 어려웠을 것이다. 지금의 지식으로 과거에 쓰였던 문자를 통해 그 당시의 말소리를 재현한다는 것은 견강부회 밖에는 되지 않는다. 문자의 형태는 레코드판에 기록된 소리가 아니다. 이건 마치 주객이 전도 되어 문자 형태에 따라 말소리가 변한다는 주장과 같다. 터무니 없는 주장이다. 옛사람들은 지식인들 외에는 문자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글을 쓸 줄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었고 그 사람들은 여전히 귀와 입으로 말을 터득하고 소리내어 대화를 이어갔다. 그 말소리가 지금까지 우리가 쓰고 있는 형태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거란 것이다.

최초 녹음기는 1877년 토마스에디슨이 발명했다. 인류 최초의 음성 녹음도 토마스에디슨의 목소리다. 1877년이었다. 이 글의 두 번째 링크는 최초로 녹음된 에디슨의 목소리다.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잡음도 많고 말소리도 이상하다. 세 번째 링크는 에디슨의 1931년 인터뷰 목소리다. 비교적 잡음이 덜 하고 영어발음도 알아들을 수 있다.

항문천 주장을 영어에 적용해보자. 에디슨이 축음기를 발명했을 때 녹음된 소리를 바탕으로 그 당시 사람들의 영어 발음이 어떠 했을까? 그 당시(1877년) 사람들은 현대의 우리들이 못 알아들을 정도로 현대 영어 발음과 굉장히 다르게 발음했다. 드라마틱하게 나중에는 우리가 현대에 쓰는 영어 발음과 비슷한 소리를 내게 되었다.(1931년) 이는 마치 축음기의 발명과 발전 덕에 영어발음이 드라마틱하게 변한 것처럼 여겨진다. 녹음되는 소리의 품질이 향상되면서 그 덕에 영어발음도 현대처럼 분명해졌다는 식의 주장과 같다. 축음기는 문자가 아니지만 항문천의 주장을 비유하자면 이런 식이라는 것이다. 소리를 올바르게 저장할 수 없는 수단으로 올바른 소리를 유추한다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말하려고 예를 든 것이다.

문자와 말소리는 다르다. 우리는 말소리를 눈으로 보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귀로 듣고 입으로 흉내내면서 배운다. 문자만을 보고 말소리를 추측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더 많고, 정확보다 왜곡이 더 많다. 문자가 소리를 저장하는 기능도 있기는 하지만 정확하지 않다. 문자는 말소리 보다는 뜻을 전달하는 매개체다.

즉 항문천의 주장은 결코 증명될 수 없는 주장에 불과하다.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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