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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에 사후약방문은 없다.
글쓴이 : 芝枰 날짜 : 2019-03-18 (월) 03:37 조회 : 1241

사주연구에는 피상담자를 앞에 두고 피상담자의 과거/현재/미래를 피상담자가 발설하기 전에 미리 말을 해주어야 한다는 규정 따위는 없다. 이전에도 언급을 했지만 사주가 과거는 잘 맞고 미래는 잘 맞지 않더라는 것은 피상담자의 확인 역할에서 기인한다. 피상담자가 살아온 과거나 현재나 미래에 대해서는 항상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 언급을 해줄 수 밖에 없다. 피상담자의 과거와 현재는 피상담자가 잘 알기 때문에 그 여러 가지 언급 중에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서 확인해주기 때문에 마치 과거와 현재는 잘 맞히는 것처럼 보여지는 것 뿐이다.

사주를 해석할 때 피상담자가 앞에 있느냐 없느냐는 전혀 해석의 고려대상이 아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주쟁이들이 피상담자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으로 피상담자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귀신처럼 맞혀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강박관념은 시야를 좁게 만든다.

방문자의 시간을 가지고 점치듯 하는 방법들을 운운하곤 하지만 근본적으로 그것이 피상담자의 모든 것을 말해줄 수는 없다. 그것 또한 여러 가지 가능성 타진의 하나에 불과하다.

사주는 수학이 아니기 때문에 순수 논리만을 기반으로 해서 연구할 수는 없다. 사람의 현실적인 삶이 그 해석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검증은 필수다. 사주연구를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과거지사를 연구해야 하고 그 안에서 사주의 패턴을 찾아내야 한다.

이는 마치 물리학자들이 실험을 통해 새로운 법칙을 찾아내는 것과 같은 것이다. 양자역학의 탄생은 물리학자들의 실험이 없었다면 절대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느 누구도 양자역학을 두고 사후약방문이라고 비하하지 않는다. 양자역학은 가장 성공한 물리학이라 일컬어지고 있다. 엄청난 실험을 통해 확인된 이론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과거지사를 가지고 사주연구를 하는 것은 사주가 완성되지 않은 분야란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과거지사를 가지고 사주를 파헤치고 연구를 해야 하는 것이다. 할 수만 있다면 지구상에 존재했던 존재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주를 하나도 빠짐없이 연구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그 바탕에서 탄탄한 이론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혹자는 이런 말들을 한다. 이미 뻔히 알려진 과거지사 가지고 누가 해석을 못 하겠는가? 이런 발언을 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음의 소치다.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아무 말이나 갖다 댄다고 그것을 가지고 해석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일관성이 결여된 논리는 결국 모순을 드러내게 된다. 사주는 말장난이 아니다.

누군가의 사주를 보면서 미래에 대한 예측이 틀렸다고 주눅 들 필요는 없다. 예측이 틀렸다는 것은 그 예측에 사용된 논리에 오류가 있다는 것이고 오류는 수정하면 된다. 그러면서 이론은 더욱 정교해지는 것이다. 물론 이론을 수정하면서 스텝이 더 꼬이면 안 된다. 그럴 땐 항상 기초적인 부분부터 다시 점검해봐야 하는 것이다.

내가 처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울 때다. 프로그램을 작성하고 컴파일 하면 오류가 굉장히 많이 나왔다. 내 프로그램이 가장 많은 오류를 냈다는 것에 나는 굉장히 즐거웠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주연구도 이와 다르지 않다. 순수하게 사주를 이해하고 싶고 그 원리를 알고 싶다면 틀렸다는 것에 대해 자괴감 따위를 가질 여유는 없다. 틀렸다는 것을 깨닫고 인정하면 된다. 그리고 새로운 길을 찾으면 된다. 새로운 길을 찾는데 성공하면 시야는 더 넓어지고 안개는 점점 걷히게 된다.

생업으로 사주쟁이를 하는 사람들은 이러기가 쉽지 않은 것은 현실이다. 잘 하다가도 한번의 실수로 신뢰를 잃게되고 소문나면 생업에 지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솔직해야 한다. 그동안 배워왔고 믿어왔던 체계가 잘못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다면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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