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는 간지로 구성되어 있다. 모든 결과는 간지로 나타낸다. 그것에 담겨진 현실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이 사주쟁이들이 하는 일이다.
그런데 간지 간의 관계는 공식화 할 수 있지만 그것이 가지는 현실적 의미는 공식화 할 수 없다. 일상의 언어로 표현해야 하는 이유도 있지만 그것이 표현하는 바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인간의 상상력으로 그것을 다 규정할 수는 없다. 때문에 끊임없는 관찰이 요구되는 것이다.
사주:현실 = 1:n 의 관계이기 때문에 사주는 수학의 함수에 비유할 수가 없다. 하나의 간지 작용이 n 개의 현실을 나타내는 것이 사주다. 하나의 간지 작용이 1개의 현실을 나타낼 수도 있고 n개의 현실을 나타낼 수도 있다. 그것은 랜덤하게 나타난다. 사주를 깊이 있게 연구하면 n개의 현실중에서 콕 찝어 맞힐 수 있을 거라 생각할 수 있으나 그건 착각이다. 신살쟁이들의 착각이기도 하다.
하나의 사주는 하나의 세계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세계를 나타낸다. 요즘식으로 표현하면 유니버스가 아닌 멀티버스다. 하나의 사주는 절대적 운명이 아니다. 하나의 사주는 현실적으로 시대와 공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하나의 사주는 고유한 지문이 아니다. 카테고리적 성격을 띤다.
사주에 담긴 현실의 의미를 연구하는 방법론은 집합론적 접근이 가장 합리적이다. 그것이 사주가 가지는 근본적인 의미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