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달력이라고 말할 때 달은 하늘에 떠 있는 달을 지칭한다. 이런 표현을 사용한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류는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도 달을 보고 날이 변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달의 삭망주기는 약 29.5 일이다. 이것을 계절변화의 주기와 맞춰봤을 때 대략 12개월이 나온다. 태양년을 만들 때도 이것을 기준으로 1년을 12달로 나눈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24기는 12달에 2배를 하여 계절변화의 정밀성을 높이려는 시도였을 것이라는 추정을 할 수 있다.
달의 삭망주기는 1년을 12달로 나누는 이정표 역할을 한 것이다. 여기서 여러가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태양년을 12달로 나눈 것은 달의 삭망주기에 맞추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양력월도 달의 영향이 기본적으로 전제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달을 없애거나 다시 나타나게 하면서 실험을 할 수가 없다.
만약 하늘에 달이 떠있지 않았다면 1년을 몇 개월로 정했을까? 아마도 나라마다 문화적인 또는 정치적인 이유로 많이 달랐을 것이다.
1태양년을 24기로 나눌때 달의 영향은 분명하게 있다. 달은 지축을 흔들리게 하기 때문에 입기시각에 분명 영향을 준다. 이런 국소적인 문제를 떠나서 거시적인 관점에서 1년을 몇 달로 나누는 것이 합당한가에 대해 생각을 해볼 필요는 있다.
1년을 24월로 나누고 사주를 세운다면 어떨까? 더 나아가 하루를 24시로 나누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합당할까? 사주가 더 정밀해질까?
그런데 안타깝게도 24라는 수치는 60갑자와 조화롭지 않다.
60/24 = 2.5
주기가 딱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60/12 = 5
주기가 딱 떨어진다.
만약 1년을 24기로 나누고 하루를 24시로 나눈다면 60갑자가 아닌 120갑자를 써야 한다.
120/24 = 5
120갑자를 쓰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는가? 없다. 우리는 얼마든지 생각의 폭을 넓힐 수가 있다. 새로운 갑자 시스템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는 이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