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운은 급하고 빠르고 규모가 크다. 반면 길운은 느리고 규모가 제 각각이다. 그 이유가 뭘까?
일반 사람들 입장에서 사주하면 뭔가 신비로운 걸 떠올린다. 마치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길운이 오면 어디선가 귀인이 나타나 큰 복을 안겨줄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가지고 있는 것과 가지고 있지 않는 것에 대한 관점에서 보자. 내가 가진 것이 있다고 하자. 그것이 돈이든 뭐든 상관없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이미 내 콘트롤 안에 있는 것이다. 흉운이란 그 가진 것을 잃는다는 의미다. 이미 내 수중에 있기 때문에 잃기 쉽다.
길운에서는 내가 얻어야 할 것이 있지만 내 수중에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길운이라 해서 누가 그걸 쉽게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내가 쉽게 가져올 수도 없다. 비현실적인 귀인이 숨어 있다가 아.. 저 사람은 길운이니 복을 가져다 줘야겠다며 복을 넝쿨째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보통은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어쩌다 복권당첨같은 행운이 따르기는 하지만 그런 확률은 굉장히 희박하다. 과실나무에 과실이 열리고 내 손으로 딸 수 있게 되기까지는 긴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그런 준비과정이 있었기에 과실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길운이라 하여 튼실한 과일을 손에 넣을 것이란 생각은 망상인 것이다.
길운이 다가온다는 것을 안다면 그 때 가서 큰 결실을 얻기 위해 미리 준비가 필요하다. 그 준비는 사람마다 다르다. 사주가 같아도 다 다르다. 그러니 각자 길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흉운이 다가온다는 것을 안다면 내가 하는 모든 행동에 대해 의심을 해야 한다. 자신의 잘못된 행동과 밑도끝도 없는 믿음이 잘못된 결과를 초래하기 쉽기 때문이다.
길운과 흉운의 큰 차이는 속도감의 차이다. 길은 느리게 다가오고, 흉은 빠르게 닥친다. 나무를 심어 과실을 얻는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만, 나무를 잘라내는 데는 아주 짧은 시간만 있으면 된다. 도시와 국가를 세우는데는 장구한 세월이 요구된다. 하지만 한 순간에 그곳은 초토화 될 수 있다.
길과 흉은 비대칭이라는 것을 알고 사주를 잘 해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