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易)의 개념을 문장으로 쓰면 부동사부점(不動事不占)으로 쓸 수 있다. 조짐이 없으면 점도 없다는 말이다. 이 문구는 매화역수에 나온다. 여기서 동(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중요하다.
나는 이것을 역의 공리로 본다. 즉, 이것으로부터 역의 논리를 전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모순이 발생한다. 역이 그 자체로 성립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 역은 모순을 품고 있다는 의미다. 역의 논리는 모순에 바탕을 두고 있다. 모순을 품고 있지만 모순을 피해가는 길도 존재한다. 그래서 역의 개념이 유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