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은 두 종류의 작대기의 결합으로 된 괘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두 종류의 작대기는 양과 음을 나타낸다. 사실 양과 음은 원래 주역의 개념이 아니다. 주역의 글귀를 해석하기 위해 도입된 개념일 뿐이다. 양음은 경의 개념이 아니라 전(해석)의 개념이다.
주역 64괘와 384효에는 글귀가 달려 있다. 이 글귀는 점사다. 이것이 기본이 되어 수 많은 사람들이 해석(傳)을 달고 연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주역괘상(부호)만 있고 아무런 글귀도 없었다면 점(占)도 없엇을 것이고 현재의 주역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2진법은 여전히 유효했을 것이다. 수학자의 눈에 주역괘상은 2진법에 대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사주는 천간과 지지의 조합인 60갑자로 표현된다. 년월일시에 배속된 간지의 조합수는 518400 가지가 된다. 이것에다 주역처럼 경문을 달았다면 어땠을까? 종이가 귀했던 그 먼 과거에는 저 많은 조합에다 글귀를 달기에는 요원했을 것이다. 컴퓨터시대인 현재 그러한 일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 작업이다. 그 때문에 사주에는 주역의 괘효사처럼 글귀가 없다. 대신 패턴에 대한 연구가 있을 뿐이다. 격국, 용신 개념이 그러하고 각종 신살과 십신이 바로 패턴에 대한 연구다.
사주 간지만 적어놓고 풀어보란 것은 주역 괘상 그림만 그려놓고 풀어보란 것과 마찬가지다. 주역은 주역 괘와 효에 적힌 원 글귀 때문에 주역이 점서로서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사주는 그런 글귀가 없어도 오행이라는 논리가 있기 때문에 해석이 가능하다.
주역점을 칠 때는 신비감을 주지만 사주는 연구할 수록 신비감이 사라진다. 주역은 믿음의 영역이지만, 사주는 논리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 사주 |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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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수 | 518,400 | 64괘, 384효 |
점사 | 없음 |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