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地支)를 오행으로 안 보고 음양으로만 보는 이들이 있다. 지지의 장간은 오행으로 보지만 지지 자체는 오행으로 안 본다는 것이다. 이것이 얼마나 잘 못 된 관점인지 논리적으로 비판해보자.
지지는 장간을 가지고 있다. 장간이란 것은 지지 안에 천간이 들어있다는 개념이다. 일반적으로는 장간의 본기가 지지를 대표한다. 하지만 지지를 오행으로 인정하지 않는 이들의 입장에서 지지는 그 자체로 오행이 아니고 따라서 십신의 의미도 없다고 주장한다.
지지는 오행도 아니고 십신의 의미도 없다고 주장하는 자들도 지지 안에 천간이 들어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이런 사고방식의 문제점을 살펴보자. 지지와 장간을 다른 사물로 비유해서 보도록 한다.
지지는 무색 투명의 박스이고 장간은 박스 안에 들어있는 색깔이 다른 전구라고 보자. 지지 자체는 오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박스는 고유의 색깔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지지/장간과 박스/전구는 근본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사물로서의 박스와 전구는 분리가 가능하다. 박스가 고유한 색깔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박스에서 전구를 끄집어내면 된다. 전구가 들어있지 않은 박스는 빛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전구가 들어있었을 때와 같은 빛의 색깔을 낼 수가 없다.
지지가 오행이 아니라면 박스와 전구의 예처럼 지지와 장간을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지와 장간은 사물이 아니고 우리가 머리속으로 생각하는 개념이다. 장간이라는 것 자체를 지지 안의 천간으로 정의한 것이다. 때문에 지지에서 벗어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장간이 아니다. 또한 개념적으로 지지와 장간을 분리해서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즉, 장간의 본기가 지지의 오행을 대표한다는 것은 곧 지지는 오행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말과 같다는 것이다. 그 둘을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지지는 오행의 성질을 띤다고 보아야 한다.
지지와 장간은 불가분의 원자성(atomicity: 쪼갤 수 없는 개념)을 가진다고 봐야할 것이다.
말 뿐이 아닌 실례를 살펴보자.
예 1)
http://lifesci.net/pod/bbs/board.php?bo_table=B01&wr_id=381&page=3
작년에 우리나라 현직 판사가 괌에서 관재구설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아래 사주가 그 것이다. 관재구설을 당한 시기를 잘 보자. 유금 상관 해에 유금 상관 월에 관재구설을 당했다. 유(酉)를 금(金)으로 보면 상관(傷官)이 된다. 따라서 이런 상황을 이해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양 력: 1982년 5월 15일 아내(판사)
음/평: 1982년 4월 22일 여자
시 일 월 년
戊 乙 壬
戌 巳 戌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 甲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卯 辰
92 82 72 62 52 42 32 22 12 2.13
현재 나이: 36 세
현재 대운: 辛
양 력: 2017년 10월 2일 15:15
음/평: 2017년 8월 13일 15:15
시 일 월 년
丁 壬 己 丁
未 戌 酉 酉
辛 대운 酉 세운 酉 월
또 다른 예를 들어 본다.
예 2)
http://lifesci.net/pod/bbs/board.php?bo_table=B01&wr_id=379&page=3
작년에 발생했던 총기난사 사건 범인의 사주다. 그가 총기를 난사한 년월일이 모두 유금 겁재다. 겁재는 광폭성을 띠기 때문에 과하면 타인의 생명과 재산을 빼앗는 육신이다. 지지의 유금 자체가 겁재가 아니라면 저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런 저런 주장으로 설명할 수는 있겠지만 유(酉)를 금(金)으로 보고 겁재(劫財)로 본다면 이해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양 력: 1953년 4월 9일 12:00 Steven Paddock
음/평: 1953년 2월 26일 12:00 남자
시 일 월 년
庚 丙 癸
寅 辰 巳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 甲 乙
午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卯
91 81 71 61 51 41 31 21 11 1.5
현재 나이: 65 세
대운 시작: 1 세 5 월 29 일
현재 대운: 己
총기 난사 후 자살
양 력: 2017년 10월 1일 22:08
음/평: 2017년 8월 12일 22:08
시 일 월 년
己 辛 己 丁
亥 酉 酉 酉
우리가 학문을 하는데 있어 가장 기초적인 개념을 함부로 무시하거나 배격하면 심각한 모순에 빠지게 된다. 학문에서 기초개념이란 것은 그 학문의 초석이 되는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