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의 낱낱의 내용들은 대부분 상징이다. 개개의 관심거리나 처해진 상황을 잘 모르는 한 제 3자가 구체적인 상징의미를 알아내기는 어렵다. 또한 아주 사소한 일상을 꿈이 표현하기도 하기 때문에 그런 일도 해석하기 어렵다.

그런데 무엇보다 가장 어려운 것은 그 꿈이 정확히 언제 실현되느냐이다.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다. 만약 미래에 무엇인가가 정해져 있다고 한다면 자유의지가 개입되어 그것을 방해할 수도 있다. 꿈이 절대성을 갖고 실현되기 위해서는 인간이 가진 자유의지를 비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꿈의 실현이 불가항력적이거나 또는 꿈의 실현시점이 인간의 자유의지에 방해되지 않도록 알려지지 않아야 한다.

약 열흘전쯤에 어떤 꿈을 꾸었는데 해석결과는 누군가와의 싸움이었다. 그래서 굉장히 조심했다. 그런데 그 꿈이 잊혀질 무렵 결국 싸움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혹자는 이런 주장을 할 수 있다. 그 꿈과 오늘의 싸움이 무슨 상관이냐고. 그것을 측정할 수 있는 과학적 도구는 없다. 하지만 꿈을 해석할 줄 아는 사람들은 그 꿈과 그 현실의 연관성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동양인을 처음 본 서양인의 눈에는 한국사람이나 중국사람이나 비슷하게 보인다. 어떤 한국사람이 저 사람은 중국인이다 라고 말하는데 서양인 친구는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한다. 그 한국사람은 그냥 우리는 안다고 말한다. 우리들의 경험속에는 우리들의 모습과 중국인들의 모습이 다른 패턴으로 기억되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 기억이 어떤 식으로 뇌리에 박혀있는지 보여줄 수는 없지만 우리는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꿈은 반드시 실현된다는 것. 그렇게 우리들의 운명은 결정지어져 있다는 것을 꿈은 항상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