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과 꿈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미래에 대한 기미가 현실에 나타나보인다는 것이다. 주역의 시작은 기미를 살핌으로써 시작되었다. 꿈은 미래에 경험하게 될 현실이 잠재의식에 의해 우리 잠결에 비추어진 것이다.
사주나 주역은 어떤 틀안의 표상을 다룬다. 닫힌 틀안의 표상이다. 그리고 우리의 의식이 능동적으로 그것을 적극 해석할 때 답을 얻어낼 수 있다. 하지만 꿈이 표현하는 세상은 제한이 없다. 지나치게 추상적인 표현으로 꿈이 꾸어질 때는 해석에 어려움이 가해지긴 하지만 말이다.
지구를 벗어나 다른 행성으로 이주해서 산다면 그때도 사주가 유효할까? 음양이나 오행은 유효하다. 육십갑자의 체계도 유효할 수 있다. 하지만 사주라는 공식의 틀이 유요할 지는 미지수이다. 주역 또한 육십사괘라는 틀은 유효하나 그 괘사나 효사가 유효할 지는 미지수이다.
꿈은 우주 어느 곳에 가서도 유효하다. 우주 어느 곳에 가든 꿈을 꿀 수만 있다면 그 꿈이 나타내는 바가 지구에서와는 의미가 다를지라도 해석해내는 일은 어렵지 않다. 꿈은 대체로 빠르게 현실화되기 때문이다. 사주나 주역의 체계를 새로 세우는 일에 비하면 엄청나게 쉬운 일이다. 완전히 새로운 세상에서 체계를 가장 빠르게 잡을 수 있는 것이 꿈이다.
사주와 주역은 우리의 의식이 이루어낸 업적이다. 반면 꿈은 우리의 이성적인 사고와 무관하게 우리에게 스스로 다가와 노크를 해준다. 우리 인간 뿐 아니라 뇌가 있는 모든 생물이 꿈을 꾼다. 이것은 초능력이 아니다. 신기하게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주나 주역은 그 표상(표현하는 세상)이 절대적이지 않다. 하지만 꿈은 절대적인 미래를 알려준다. 정확히 미래의 어떤 현실을 타겟팅 하여 콕 찝어서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