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불가사의 하지만 뇌라는 것이 만들어내는 산물중 굉장히 특이한 것중 하나가 꿈일 것이다. 꿈은 우리 의식이 만들어내는 무엇이 아니라 의식이 잠을 자는 동안 잠재의식에 의해 만들어지는 무엇이다.
꿈이란 것이 능동적으로 스스로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반응적으로 발생되는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즉, 어떤 지극히 미세한 자극을 받아 그 영향에 의해 뇌에서 생성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런 생각을 가능하게 하는 이유가 꿈이 표현하는 거의 모든 내용들이 미래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즉 미래는 정해져 있고 다가올 미래의 조짐이 미리 꿈에 표현되기 때문이다. 마치 먼곳에서 먼지가 이는 것이 보이면 뭔가가 분명히 다가온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꿈은 미래를 감지하고 그것을 미리 표현해준다. 미리 감지한다기 보다는 미래에 일어날 사건의 조짐이 퍼져 뇌가 그것에 반응하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표현을 해준다라고 보는게 더 설득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시간은 과거-현재-미래 순으로 한방향으로 흐른다고는 생각할 수가 없다. 한방향으로만 흐른다면 미래에 대한 정보가 현재에 나타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과학이란 학문에서 가정하는 시간에 대한 정의는 편의를 위해 수학적인 좌표로 표현된 피상일 뿐이다. 시간은 왜 한방향으로만 흘러야 한다고 못을 박아야하나? 마치 공간에서 우리가 상하좌우 아무 방향으로나 움직일 수 있듯이 시간 또한 단방향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소한 꿈이란 것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시간의 개념을 공간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편리하고 더 잘 맞는다.
이런 생각을 하는 큰 이유는 개인적으로 역에 관해 심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역(易)은 조짐을 살피는 것이다. 미래에 일어날 조짐이 미세하게 현재에 표현된다는 것이 역의 기본 발상이다. 그 조짐을 살핌으로써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꿈이란 것과 역은 그런면에서 굉장히 잘 일치 한다. 오히려 꿈이란 것이 역에 대한 증명의 도구로 활용되어도 좋다는 생각을 해본다. 꿈이라는 것이 미래에 일어날 사건에 대한 표현(조짐)이고 그 표현 방식은 각종 상징(표상)이기 때문이다.
꿈은 미래를 알 수 있는 굉장한 도구이다. 꿈을 통해 미래가 정해져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가 있다. 하지만 얼마만큼의 미래가 정해져 있을까? 무턱대고 과거현재미래 무한대의 시간대에 일어나는 모든 현상이 다 정해져 있다고 말할 자신은 없다. 하지만 꿈이 말해주는 범위내에서 미래는 확고부동하게 정해져 있다고 말할 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