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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무하는 역술세상
날짜 : 2002-03-20 (수) 15:53 조회 : 932


작년부터인가 역술업이 갑자기 성행하기 시작했다. 공식적인 직업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이 업계의 연간 매출이 수조원으로 엄청나다는 것
을 파악하고 대통령 이하 정치인들이 만들어낸 사회적 불안심리를 이용
한 상술인들의 노력덕분이라 생각이든다. 술업(術業)이라는 것이 상술을
타는 것이야 이상할게 무엇이랴. 그런데 한가지 개탄할 만한 뉴스를 오
늘 아침에 들었다. 어떤 20대 후반 여성이 답답함을 풀기 위해 두달간에
전화상담을 했다고 한다. 두달후 날라온 전화요금 고지서에는 2500만원
이라는 사용료가 부과되어 있었다. 그야말로 망연자실이 아닌가. 전화상
담을 해주었던 그들의 존재는 무엇이었던가?

현(玄)은 오간데 없고 현(顯)이 판치니 그게 어디 근본에 바탕을 둔 술
(術)이라 할 수 있겠는가. 3개월 아니 1개월 속성반이니 하는 역술강의
며 한권으로 명리학을 완성한다느니 떠드는 잡서들을 볼 때면 무척 씁쓸
함이 느껴진다. 득의망상(得意忘象)이 역을 대하는 자세인데 작금은 그
반대로 취욕실의(就慾失意)하고 있으니 역은 더 이상 그 궁의를 세상에
내놓지 않으려는가보다. 역의 질박(質樸)함을 좇는 자들은 어디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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