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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616. 또 초보 질문 . . .
날짜 : 1999-01-19 (화) 15:04 조회 : 1501


현재 역학적 시간을 표기할 때 쓰고 있는 60갑자의 연원은 알려져 있지 않
습니다. 음양가들이 황제때 운운하는 것은 장난치는 것이니 괘념할 바 못되
지요.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갑골문자에도 분명히 새겨져 있다 합니다.
그 용도는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날짜를 셈하는 기능이었습니다. 고대에는
특별히 역리적 의미 없이 하루 이틀... 날짜 가는 것을 가늠하는 기준이었
지요. 따라서 사학적 입장에서 보자면 왜 하필 60갑자냐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추측할 수 있는 것은 (본인의 생각임) 고대에는 60진법을 활용했던 민
족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아 그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지요. 64
괘는 단순히 8괘를 연역한 것에 불과합니다. 64괘가 우선이다 8괘는 후다라
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지만, 그건 약간 말이 안되는 것이 64괘에는
변화의 의미가 있으나 8괘에는 그런 의미가 없습니다. 마치 부적과 같은 고
정적 상징에 불과하지요. 만약 8괘가 후대에 생긴 것이라면 64괘의 변화의
의미가 상속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여튼, 8괘가 64괘화 될 때에는
그렇게 수리적 의미를 중요시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수리역학은
훨씬 후대에 이론가들이 저마다 연구한 바이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이 둘에
대해 왜 60이고, 왜 64인가에 대한 근본을 논하기는 어렵습니다. 64괘는 그
나마 쉽지요. 음양의 개념이 이원론이기 때문에 그것의 확장범위로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분명히 해야합니다. 누군가 연구를
해서 60이나 64가 되어야만 하는 천리를 밝혀냈다 합시다. 하지만 그것이
60갑자와 64괘를 만들어낸 고대인의 진정한 마음이라고 토를 달지는 말아야
합니다. 이유인 즉, 이것들을 만들어낸 작자들은 그 개작원리에 대해서는
말이 없기 때문이지요. 스스로 연구하셔서 뜻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고대인
이라고 다 알았던 것이 아닙니다. 역의 모습은 항상 변화하고 시대에 걸맞
는 역이 있기 마련입니다. 2 * 5 * 6 을 60의 근이라 해도 이론적으로는 틀
리지는 않겠지요. 2^6(2의 6승) 을 64괘의 근본이라는 논리를 만들 수도 있
습니다. 다만 이것에 그치지 않고 천상천하인간을 모두 설명할 수 있는 장
대한 법칙을 밝혀내는 것으로 뻗어나간다면 더할나위없이 기쁜 일이겠지요.

한마디, 2 와 5라 함은 음양과 오행을 생각할 수 있겠군요. 음양과 오행의
연원은 다릅니다. 주역과 음양의 연원도 서로 다르지요. 또한 10간과 12지
의 연원도 모두 다릅니다. 60갑자의 연원을 모르는데 그건 어떻게 아느냐?
고증학자들의 말이지만, 문자연구에 의하면 그렇답니다. 오행이 음양에서
파생되어 나오고 하도가 어떻고 낙서가 어떻다는 것은 후대의 역이론가들의
말일 뿐이지요. 여튼 이런 내용들에 대해서는 고증역학에 관한 글을 읽어
보십시오. 이 분야는 역학분야라기 보다는 역학에 관한 사학분야입니다.

이와 비슷한 얘기를 하나 해드리지요. 주역점을 칠때 본서법에 의하면 산가
지 50개를 가지고 점을 칩니다. 그런데 실제는 49개만 이용하지요. 여기서
50이라는 수는 대연(大衍)의수라고 합니다. 과거 학자들의 논란이 있었습니
다. 50은 어디서 비롯되었는가? 60/64의 연원을 묻는 것과 비슷하지요.

중국고대역학사(원제: 선진역학사)에서 발췌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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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달은 주역정의에서 한대의 경방, 마융, 정현, 순상, 요신, 동우등의 학
설을 인용하였는데 다음과 같이 그 내용이 서로 다르다.

"경방은 말하였다. '50의 숫자는 10간과 12지, 28숙의 50을 뜻하는 것이다.
한개를 쓰지 않는 것은 하늘이 기를 낳을 때 허에서 실이 나오므로 49를 쓰
는 것이다.' 마융은 '역에 태극이 있다고 할 때 태극은 북극성이다. 태극이
양의를 낳고 양의가 해와 달을 낳으며 이것이 사계절을 낳는다. 북극성은
제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으나 나머지 49개는 그 주위를 움직이므로 49개를
쓰는 것이다' 라고 했다. 또 순상은 '괘에는 각각 6효가 있고, 여기에 8괘
를 곱하면 48이요, 건곤의 작용을 더하여 50이 된다. 건괘의 초 9효에 잠겨
있는 용이니 쓰지 않는다라고 하였으므로 49를 쓰는 것이다' 라고 하였다.
정현은 '천지의 수는 55인데 5행의 기운은 어디에나 통하므로 5를 뺏고, 또
대연의 수에서 1을 빼므로 49인 것이다'고 하였다. 요신과 동우는 '천지의
수는 55인데 그중 6은 6획의 수를 상징하는 것이므로 빼고 49를 쓴다. 다만
50이라는 숫자는 그 의미에 대해 학설이 여러가지이나 누가 옳은지 모르겠
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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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수보다는 상을 더 좋아합니다. 변통의 묘는 수가 더 하지만 역
학에서는 상을 떠난 수는 무의미 하기 때문이지요. 역사적으로 봐도 수를
나무라는 일은 있었어도 상을 나무라는 일은 없었습니다. 역학에서 수는 상
수(象數) 즉, 상징적 수를 뜻하지 양적인 의미의 수량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뜻을 얻으면 상도 취할 바는 못되지만. '뜻' 이라는 말자체도 상의 의
미를 벗어나지는 못하고..

각자 마음 가는 바를 쫓아 궁구한다면 꼭 얻는 바가 있겠지요.


사족: 오늘 꿈에 누군가가 시험을 봐서 D-를 받았다고 울었던가? 기분상해
하는 것을 봤는데, 여기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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