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포털의 사주카페에서는 지지는 오행이 아니라 음양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말하는 음양이란 목화는 따뜻한 기운이니 양이고, 금수는 차가운 기운이니 음이라는 것이다. 봄과 여름은 양이고, 가을과 겨울은 음이라는 것이다. 봄여름은 목화가 아니라 양이고, 가을겨울은 금수가 아니라 음이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으로 지지를 본다는 것이다.
어떤 관점이든 가능은 하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유효한 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러한 관점이 나온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경험이 항상 올바른지 확인해보자.
가정1)
봄과 여름은 양이고, 가을과 겨울은 음이다.
사주는 북반구에 사는 사람들에 의해 개발된 것이다. 즉, 이 관점은 북반구에서 사는 사람들의 경험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경험의 반경을 넓혀보자. 현재 우리가 사는 한반도에서 경도선을 따라 남반구로 계속 가보자. 현재 한반도는 여름이다. 남반구로 계속 내려가다 보면 적도를 지나 호주로 가보자. 호주는 현재 10도 안팎의 온도다. 싸늘한 날씨다. 현재 한반도는 을미월이고 호주도 을미월이다. 아르헨티나의 푸에르토 윌리엄스 지역은 영하의 날씨다. 같은 미월이지만 온도차가 크다.
남반구는 북반구와 다른 경험을 준다. 즉, 가정1)은 틀린 것이다. 경험에 바탕을 두고 세운 가정이 다른 경험을 낳음으로써 스스로 모순에 빠진 결과를 보여준다.
가정2)
봄여름은 목화가 아니라 양이고, 가을겨울은 금수가 아니라 음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가정 자체도 잘못된 것이다. 오행이란 것은 개체를 의미한다. 하지만 음양은 개체 개념이 아니다. 따라서 둘은 비교의 대상이 아니다. 만약 음양을 개체의 개념으로 본다면 봄여름은 하나의 양이 되는 것이고, 가을겨울은 하나의 음이 되는 것이다. 1년이란 기간을 양분한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지지를 12개월로 보는 관점과 배치된다.
지지는 음양이다 라는 관점은 그들만의 다른 관점이 아니라 틀린 관점이다. 현실을 좀 더 넓게 봤더니 틀린 부분이 나타난다. 전 지구적 관점에서 보면 저 주장이 맞는 곳보다 틀린 곳이 더 많다. 그런 주장은 기초적인 개념이 될 수 없다.
원시적이고 국소적이고 경험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진실을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