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연구하고 꿈에 대한 경험이 많으면 칼융의 풍뎅이와 같은 경험을 자주 하게 된다. 나 또한 저런 경험이 많다. 꿈 속에서의 장면을 다음 날 티비에서 보게 된다든지 하는 경험도 하게 된다. 나는 저런 현상에 대해 꿈이 자의식이 있고 스스로를 예시한 것이라 표현한다. 그리고 꿈의 세계에서 시간은 마치 공간처럼 자유롭고 순서에 연연하지 않는다 라는 강한 심증을 갖게 된다.
동시성 현상은 비단 꿈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우연히 하품이 나오면서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다른 버스에 타고 있던 사람도 하품을 하면서 내쪽을 돌아보더라는 흔한 경험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역(易)의 관점에서는 시간은 직선이 아니고 원이다. 좁은 시간의 구간에서는 직선으로 보이지만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시간은 순환한다. 그런 관점에서 원인과 결과에는 순서를 매길 수 없다. 원인이 결과가 되지만 결과가 원인을 유도하는 상호관계가 된다.
내가 최근에 생각한 것은 원인과 결과는 동시적이라는 것이다. 양자역학적 표현을 빌자면 원인과 결과는 entangled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주역의 관점에서 표현하자면 원인은 기미로써 파악이 되고 기미가 있다는 것은 이미 어떤 이벤트가 미래에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기미는 미래의 어떤 이벤트에 대한 아주 미약한 정보를 의미한다. 시간의 순서로 보자면 미래로부터 어떤 정보가 과거인 현재로 흘러 나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