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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우신 답변에 감사드립니다.
날짜 : 2005-08-24 (수) 03:03 조회 : 1047

정말로 그러합니다. 명리를 혼자 공부하면서, 좋은 운이 오면 늘 '운이 좋으
니 일이 다 잘 풀리겠지', 나쁜 운이 오면 '운이 나쁠 때는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는게 상책이야' 하는 식으로 넘기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선생님 말씀
대로 운신의 폭이 좁아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렇게도 조그만 시의 논쟁으로
소심하게 고민하고 있던 제가 부끄러워지네요^^; 이토록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
니다.

김구 선생님처럼, "四柱不如觀相 觀相不如心相" 이란 일언만으로도 당신의 운명
을 개척해 나아가야겠다는 결정을 하실 수 있음이 진정 위인의 풍모로 하겠습니
다. 세세한 차이에 사로 잡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는 저같은 소인에게는 위인
의 대범함이 고개 숙여 존경스러워 질 뿐입니다.

벽허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차사주의 여자 분은 참으로 똑똑한 분이었습니
다. 다만 언급하신대로 제가 다루기에 벅찬 사람이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차
사주의 여자분은 제작년 봄에 주한 미군과 결혼 하였습니다. 이렇게 헤어진지
오래되어서 토론장에 글을 올림이 또 제 업을 쌓는 결과가 되었음을 애석하게
생각합니다.

걸인의 사주라 올렸던 분에 대한 벽허 선생님의 말씀에도 크게 同感하였습니
다. 제가 한 가지만 보고 다음은 생각치 아니한 듯 합니다. 아래에 벽허 선생님
의 글 중에 시대를 타고 나는 바에 따라서 어떤 운명도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
음을 간과하였습니다. 이는 진정으로 그러합니다. 사주 팔자라는 것이 작게는
60년에 한 번 육십 갑자가 되돌아 오는 시기에 같은 사주가 오게 되는 것입니
다. 혹, 같은 년월시라도 일주가 60년에 돌아 오지 않는 경우라도 120년에 한
번씩은 같은 사주가 돌아 오게 마련입니다. 허나 이 것을 깊이 생각해보면,
청 나라의 건륭황제의 사주도 60년 120년에 한 번은 돌아오게 된다는 뜻입니다.
허나 그런 사주 팔자를 갖고 태어난 이들이 모두 건륭황제의 업적을 이루진 않
지 않은가? 이는 분명 한 개인의 운명보다는 그 시대의 흐름의 중요함을 뜻하
는 바일 것입니다.

또한 同時代의 사람들 역시도, 같은 시간에 태어난 이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대
한민국만 따지고 본다 할지라도, 4000만 국민 중에 두시간 간격으로 나뉘는 사
주 팔자를 같이 타고난 이가 수두룩 할 터인데... 약 50만가지의 경우의 수를
가진 사주 팔자로 어찌 이들이 모두 걸인의 운명이요 거부의 운명이요 하면서
칼로 자르 듯 자를 수 있겠습니까? 제 愚見에 의하면, 타고난 년월일시는 태어
날 당시의 대기의 기운을 받은 것 뿐입니다. 그러한 氣를 가지고 어떠한 삶을
살아갈지는 그 사람이 자란 환경이나 가족 본인의 노력이나 시대의 흐름등 많
은 것들이 다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입니다. 한 예로, 거부 고 정주영님과
같은 사주를 가진 이들이 모두 현대라는 초일류 기업을 일으키진 않았으니까
요. 사주, 곧 가지고 태어난 기는 분명, 본인에게 어떠한 형태로도 영향을 끼친
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허나 氣라는 流動적인 性質은 늘 쉴 새없이 변화하
는 것이라서, 너는 어떤 직업에 정확히 어떠한 위치에서 사는 사람일 것이라고
결정 짓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기의 본질이야 말로 다
양한 세상사를 설명해주는 하나의 요소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위에서 사주 팔자라는 것이 태어날 당시의 대기 중의 기운을 받은 것이라는 점
에 대해서 좀 더 사족을 달아 보겠습니다. 사주 팔자라는 것이 무엇인가? 이
는 어렵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고대인들이 한 인간의 운명이라는 것을 점치기
이전에 이는 다름이 아닌 달력 또는 기상 일보와 같은 역할을 하였던 것이라는
게 제 견해입니다. 어느 날, 대기의 기운을 보니 '계해년 계해월 계해일 계해
시다' 허니 이 날은 음기와 水기가 강한 날이니 그야 말로 춥고 눈이 많이 오
는 날일 것이다 하는 예견에서 시작한 것이 인간의 운명까지 예측하는 범주에
들어간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좋은 사주라는 것은 음양 오행이 서로 중화를
이루어서 있을 때, 곧 기후로 치자면, 사람이 살기에 가장 좋은 날씨의 사주가
가장 좋다는 것입니다. 나쁜 기후라는 것은 음양이나 오행이 일그러져서 사람
이 살기에 부적당한 기후라면 좋지 못 하다는 것이 고인들의 기본적인 생각이
아닐까 합니다. (이는 외격을 제외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만,) 제가 말씀드리
는 것이 혹 조후론에 너무 치중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실지 모르겠으나, 요지
는 운명학이라는 것이 결국에는 옛 사람들의 달력에서 나왔다는 소견을 말씀드
리려는 것입니다.

위에 쓴 우견은 그저 소인의 지나가는 생각들입니다. 이는 주역같은 역상과 대
입해 보지 않고 명리라는 분야에서 고찰해 본 것 뿐입니다. "사람이 살기 좋
은 기후에 태어난 운명이 잘 산다"라는 어찌 보면 멍청하리 만큼 단순한 결론
일 뿐입니다.

이상하게도 벽허 선생님께 글을 올릴 적에는 이리저리 말도 안 되는 넋두리만
읊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여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아직 저는 소나무 처럼 푸
른 청년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무한한 가능성이 열린 아직 비어있는
컵 마냥 채워지기를 기대하고 있는 虛와 混沌 상태의 젊은이입니다.

언어라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사주라는 것도 하나의 부호 체계로 이루어진
언어의 일원입니다. 또한 이 언어라는 것은 풀려고 하면 풀수록 더욱 덩굴처럼
얽히고 섥혀서 풀 수없는 실타래같이 됨을 알고 있습니다. 이 언어마저 뛰어넘
은 큰 그릇이 되기를 바라지 않는 바는 아니나, 아직 어린 저에게는 이 언어 갈
등에 매달려 조금이라도 매달려 세상사를 풀어볼려다가 이 깊은 밤에 주저리 주
저리 떠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벽허 선생님의 강건을 기원합니다.

鄭瑞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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