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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행에 대한 오해
글쓴이 : 芝枰 날짜 : 2020-08-22 (토) 20:34 조회 : 954
오행하면 목화토금수를 떠올린다. 목화토금수를 설명할 때 목이 화로 변하고, 화가 토로 변하고, 토가 금으로 변하고, 금이 수로 변하고, 수가 목으로 변한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이해다. 오행 자체가 변한다는 생각은 오행 시스템 자체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왜 그런지 간단하게 설명해보이겠다. 박스가 하나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 박스 안에 한 개의 오행이 있다고 상상해보자.

1. 꺽쇠괄호는 박스이고, 목은 오행 중 하나다. 이 그림에서 목생화를 표현해보자.

[ 木 ]

2. 목생화가 된 후

[ 火 ]

3. 화생토가 된 후

[ 土 ]

목이 변하여 화가 되고, 화가 변하여 토가 된 그림이다. 이 그림을 본 사람들은 뭔가 이상함을 느껴야만 한다. 목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화가 들어 앉아 있다. 화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토가 들어 앉아 있다. 이 그림으로만 본다면 목이 화를 생한 후인지, 목이 화를 극한 후인지 알 길이 없다. 화가 토를 생한 후인지 화가 토를 극한 후인지 그 관계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 이것은 시스템이 아니다. 이런 형식의 변화라면 굳이 오행이어야 할 이유도 없다.

오행이란 다섯 개의 개체가 이미 존재하는 가운데 두 개의 변화작용이 있는 것이다. 그것이 곧 오행이 시스템인 이유다. 오행은 그 자체로 변하지 않으며 그들 사이에 변화작용만이 존재하는 것이다.

아주 정확한 비유는 아니지만, 여성이 아이를 낳는다고 여성이 사라지진 않는다. 여성이 아이로 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이 정확한 비유가 아닌 이유는 하나의 오행이 다른 오행을 낳는 것 또한 아니기 때문이다. 낳는다는 개념을 사용하면 오행이 오행이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생을 기준으로 설명했지만 극을 기준으로 설명해도 마찬가지다. 한 오행이 다른 오행을 극한다고 극을 당하는 오행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되면 모순이 발생한다.

기초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없으면 그 위에 세워진 모든 논리는 무너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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