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몽서에는 상징들에 대한 의미들이 나와 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일반화된 상징의미들이다. 상징의미는 그 사람의 지식 수준과 환경의 영향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때문에 개인에 따라서 구체적인 상징의미가 달라지는 경우는 흔하다. 해몽에 대한 충분한 훈련이 되어 있지 않다면 꿈을 해석하는 일이 쉽지 않고 틀리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다.

꿈을 꾼다고 특별한 일이 벌어진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일상에서 대단하지는 않지만 흔하지 않은 일이 벌어졌을 경우에도 그것에 관해 꿈이 꾸어지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꿈이 꿈을 예시하는 경우도 있다.

꿈의 상징은 뇌가 구사할 수 있는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언어다. 가장 원시 형태의 언어는 사물에 대한 비유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뇌는 현실에서 겪은 수많은 경험들을 이용해서 적절한 것을 선택하여 꿈을 표현해 준다.

경험이란 과거의 흔적들이다. 과거의 흔적들을 이용해서 꿈이 표현되어지기 때문에 꿈은 과거의 재탕이 아니냐는 생각을 하기 쉽다. 하지만 그 반대다. 과거의 흔적들은 단지 언어의 표현 수단으로써 사용될 뿐 꿈이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은 미래다.

꿈이 왜 미래를 현재에 미리 보여주는 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를 통해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최소한 꿈이 표현하는 미래의 시점까지는 미래는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단, 우리가 원하는 정도의 세세함까지 알려주지 않는다 해서 꿈이 엉터리라거나 미래를 제대로 표현해주지 못 한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스스로 자유의지가 있다고 믿는다. 만약 꿈이 미래에 관해 굉장히 상세하게 보여준다면 그 미래는 우리의 자유의지에 의해 간섭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꿈이 보여주는 미래는 거짓이 된다. 즉, 꿈의 내용이 절대적인 미래라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자유의지에 의해 방해받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꿈은 스스로 해석되는 것을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이런 경우다. 같은 현실에 대해 다른 상징으로 꿈이 여러 번 꾸어지기도 하는데 이는 꿈에 대한 해석을 어렵게 만든다. 또 하나, 꿈은 언제 실현되는지 알 수 없다. 꿈 꾼 당일일 수도 있고, 며칠 후일 수도 있고, 몇 달 후일 수도 있고 몇년 혹은 몇십 년 후일 수도 있다.

이렇듯 꿈은 정해져 있는 미래에 대한 수호자 역할을 하는 듯이 보인다. 그렇다면 아예 꿈이 꾸어지지 않으면 되는데 왜 꿈은 미래를 보여주는 것인지 그것 또한 의문이다. 정해진 미래에 대한 힌트를 주는 듯 하면서도 결정으로 우리가 그것을 방비하거나 피할 수 있도록 허락하지는 않는 것 또한 꿈을 연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당황스럽다.

꿈의 상징은 배워두면 좋다. 꿈의 상징은 인간의 뇌가 구사하는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그 안에는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 그 이상의 풍부한 의미가 들어 있다. 시인들이 어거지로 만들어 내는 상징보다 훨씬 객관적으로 풍부한 의미의 상징 내용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