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국내에선 최초로 나온 책인 듯 하다. 요즘엔 매화역수에 관해 새로 나온 책들이 많지만, 내가 처음으로 접한 국문으로 된 서적으로는 그 책이 가장 오래됐다.
매화역수는 사람을 혹하게 만든다. 굉장히 자유로운 점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화역수는 그냥 쉽게 점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물상에 통달해야만 가능한 방법이다. 상황에 맞게 해석도 할 줄 알아야 한다. 단순히 괘만 빼고 체용의 극생을 살핀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한 때는 거의 매일 매화역수로 괘를 빼고 놀았던 적이 있었다. 한 번은 동생의 친구가 이틀 후 날씨가 어떠냐고 물어보길래 괘를 빼서 보니 처음엔 비가 오다 맑을 거다 라고 말해줬는데. 그날 새벽에 비가 오고 아침에 날이 맑게 개였다.
어느 겨울이었는데 날씨점을 쳐보니 눈이 약간 내리고 말거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말 그러했다. 눈이 겨우 몇방울 떨어지다 말았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긴 했다.
매화역수를 제대로 하려면 주역괘상을 꿰뚫고 있어야 하고 물상에 통찰력이 필요하다.
한번은 모 스포츠 신문에 일일 운세를 연재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매화역수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호기심에 한번 찾아가봤었다. 사무실이 종로에 있었다. 얘기를 하다 보니 매화역수가 아니라 완전 신살론이었다. 신살에 대한 책자를 보여주면서 결국 돈 주고 배워라 해서 관심은 멈추었지만.. 전혀 연관성 없는 매화역수라는 이름을 팔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