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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에 관한 공안(公案)
날짜 : 2001-08-07 (화) 22:15 조회 : 1064


사주에 관하여 내가 주로 생각하는 것들은 숨어 있는 법칙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사주의 희기는 중화라는 질서위에서 돌아가는 규칙이지만
그것이 사주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어떤 새로운 이해의 대상
을 떠올릴 때면 보다 근본적인 원칙이 있어야함을 느끼게 된다. 그것이
무엇일까 하나씩 실마리를 찾으며 접근해 가다보면 흥미진진함을 느끼곤
한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조작능력은 점점 예리해져가고 있다. 성을 선택하여
아이를 갖기도 하고 외면의 성을 바꾸기도 한다. 성(性)은 인간의 삶의
원동력이라 볼 수 있다. 아니 우주의 원동력이라 볼 수 있을 거다. 성은
단순히 암수의 의미 이상의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선 좀 단순하게 암수의 개념에서 생각해보자. 인간에 관하여 성(性)
을 역학 아니 사주학적으로 적확하게 정의내리는 방법이 없을까? 사주학
적으로 태어날 아기의 성을 판별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은 상대적인
표상에 의한 방법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성에 대한 정의는 아니다. 한편
명식으로도 성을 판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 사주명식에서 대운(또
는 소운)의 순역(또는 역순)으로 내가 남자임을 알 수가 있다. 그런데
이것은 이미 내가 남자라는 전제하에 명식을 그렇게 썼기 때문이다. 하
지만 이는 규칙이 그러하기 때문에 그렇게 쓴 것이다. 이것이 규칙(사주
학 법칙)이라는 것은 그런 명식으로 해석하면 잘 맞고 그 반대로 명식을
적고 해석하면 맞지 않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인위로 조작할 수 있는 것
이 아니다. 여기서 참으로 궁금한 것이 바로 성(性)에 관해 사주의 법칙
이 마련해 놓은 정의이다. 이는 무엇이 내 사주의 대소운의 순역을 결정
하는가로 바꾸어 말할 수 있다.

크게 세 가지로 보자. 의식구조, 신체구조, 성 염색체. 최소한 의식구
조는 아닐 것이다. 내가 여자라고 자기최면을 걸고 그렇게 행동한다하여
대소운이 갑자기 반대로 흐르리라 보이지는 않는다. 신체구조의 재설계
(성전환)를 통해 대소운이 갑자기 반대로 흐를 수 있을까? 이는 트랜스
젠더들의 사주를 분석해 봄으로써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
만 여기서도 대소운이 반대로 흐를 것 같지는 않다. 사주의 법칙은 몸에
관한한 최소한 물상적인(생리학) 법칙을 따르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만약 언젠가 유전공학적으로 한 성인의 모든 성 염색체를 바꿀
수 있게 된다면? 유전공학적으로 성인의 성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 불가
능한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개구리는 다 성장해서도 자가 성전환이
일어난다. 혹시 어떤 짱구 같은 유전학자가 개구리의 그런 성전환 능력
을 인간에게 심어줄지 누가 아는가. 예리해져 가는 인간의 조작 능력에
대해 사주의 법칙은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을까가 참으로 궁금하다.

정리하면, 성(性)에 대한 사주의 법칙적 정의와 태어날 때 받은 성은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가가 깊이 생각해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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