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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극의 역사
날짜 : 1999-01-11 (월) 16:00 조회 : 973

과거 오행론이 대두되고 유행될 때 쯤 국가존망에 관한 역사적인 흐름을
오행론으로 설명 하던 때가 있었다. 예를 들어 진나라는 수덕을 입었으
니 법을 숭상한다고 한 것은 수(水)오행의 표상을 따른 것이다. 어떤 이
는 국가의 흥망을 상생으로 설명하려 했고 어떤 이는 상극으로 설명하려
했다.

요즘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역사는 대체로 상극의 역사가 아니었나
한다. 새로운 국가가 탄생할 때는 이전 국가를 배반하는 식이다. 고려
에서 조선으로 넘어올 때도 그랬고, 조선에서 대한민국으로 넘어올 때도
그랬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만든 부류들은 정통성 없는 단순한 애국단
체들 아니었나. 전통을 잇지 않았으니 상극인 셈이다. 그뒤 이승만이 물
러가고 박정희가 집권했을 때도 혁명(또는 쿠테타)이라는 방법을 썼으니
상극이고, 전두환도 마찬가지였다. 노태우 때는 전두환 정권과 대립되는
입장이었으니 상극이었다. 김영삼 때도 전직 두 대통령을 모두 감방에
가둬버렸으니 완전한 상극이 아니었던가. 지금도 전 정권 죽이기에 정렬
을 다하고 있으니 또한 상극이라 이루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의 흐름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과 같다. 아무리 맑은 물이라도
흘러 갈 수록 탁해지기 마련인데 이미 탁해진 물이 오죽하랴. 단단한 바
위 사이를 흐르는 물이 깨끗한가 부서져 흙이 된 바닥 위를 흐르는 물이
깨끗한가 생각해 볼 일이다. 상극 분위기의 연속이어서 그런지 쪼개진
뒤 다시 붙이려는 쓸데없는 노력을 우린 많이 한다. 늘상 소잃고 외양간
도 안고치는 식이다.

어느 나라나 상극의 시대는 있어왔다. 하지만 평온한 세상에서는 상극
보다는 상생으로 이어지는 덕이 역사에 흐믓함으로 남겨질 것이다. 그런
때가 언제 쯤 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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